직업계고를 졸업한 대통령_ 직업계고 육성
전 세계적으로 직업계 고등학교 출신이 국가 지도자로 선출되는 사례는 드물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 등 세 명의 대통령이 직업계고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국의 직업교육 체계는 직업훈련기관과 중등교육기관인 특성화고를 유기적으로결합하여 학력 인정과 직업훈련을 동시에 보장하는 특징을 갖는다. 학생들은 직업교육을 받으면서도 희망할 경우 대학 진학의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산업기술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인재들이 대학 교육을 이어가거나 산업 현장에서 핵심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직업계고 육성에 가장 큰 기여를 한 대통령으로는 박정희 대통령을 꼽을 수 있다. 1960년대 이후 한국은 국가 산업구조를 경공업 중심에서 중화학공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하였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공업계고의 역할이 강조되었다. 박정희 정부는 공업계고와 상업계고의 확대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데 많은 예산을 투입하였다. 특히, 1977년에는 정부의 직업계고 지원 예산이 전체 고등교육 예산과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증가할 정도로 직업교육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높았다. 국제 원조 사업을 활용하여 직업계고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실업계고 교육과정을 제정, 활용하는 한편, 공업계고 교원을 양성하기 위한 대학 과정도 신설하였다. 일찍이 산학협력법을 제정하여 직업교육기관과 산업계와의 연계활동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적극적인 정책은 제조업, 중화학공업 육성과 맞물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한국 경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했다. 1990년에 들어와서는 지식정보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통신 관련 특성화고도 새롭게 등장하게 된다.
이와 같은 직업교육 정책은 한국의 중등교육 취학률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였다. 1987년 한국의 중고등학교 취학률은 90%를 기록하며 보편교육 단계에 진입하였으며, 이는 유럽의 프랑스보다도 빠른 수준이었다. 이는 직업계고를 포함한 다양한 교육 기회의 확대가 중등교육 전체 취학률 상승에 기여했음을 보여준다. 반면 1970년 중반까지 대학교육 정원은 극도로 억제하여, 대학을 들어가고자 하는 경쟁을 높이고 대졸인구의 희소성으로 인해 고졸과 대졸직원간 임금격차가 확대되는 현상을 초래하였다.
한국의 중등학교 단계 학제는 독일과 비교했을 때 차별화된 특징을 갖는다. 독일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직업교육 트랙이 결정되면 대학 진학이 거의 불가능한 복선적인 학제이나, 한국은 우수한 특성화고 졸업생이 희망할 경우에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특별전형 등의 제도를 병행해 운영하였다. 그러나 독일의 경우 직업간 보수격차나 낮고 사회적 인정의 정도가 크지 않다는 측면에서 굳이 대학을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반면, 우리의 경우 고졸학력자와 대졸학력자와의 임금격차가 매우 크고,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하여 누구든 대학을 가려한다는 측면은 우리사회의 부인할 수 없는 약점이다.
한국의 직업고등학교 정책은 경제 발전과 산업 구조 변화에 발맞추어 유동적으로 변화해 왔다. 1980년대 이후 대학 진학률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직업계고의 인기는 점차 하락하였다. 고등교육 취학률이 90%에 달하면서 과잉 학력 사회가 형성되었고, 이로 인해 고학력 실업 문제가 심화되었다. 이에 대응하여 이명박 정부는 마이스터고등학교 정책을 도입하였다. 마이스터고는 기존 특성화고를 재편하여 신산업 분야에 취업이 보장되는 형태로 운영되었으며, 이를 통해 직업교육의 위상을 다시 회복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졌다.박정희 정부의 직업계고 확충 정책, 이명박 정부의 마이스터고 도입 등은 모두 산업과 교육의 연계를 강화하려는 정책적 시도였다. 직업계고에 대한 이러한 정부의 관심과 체계적이 노력으로 경제성장과 개인적인 발전에 기여하였고 현재 많은 개발도상국의 관심을 받고 있는 정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