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한 국가 정책과 한국장학재단 설립의 의의
한국 사회에서 교육은 개인의 삶의 질과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기반이다. 특히 고등교육은 고용 기회와 사회적 이동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되지만, 사립대학 재학생이 전체 대학생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고등교육은 많은 가정에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초중등교육과는 다른 방식으로 고등교육 지원 체계를 설계하고, 이를 통해 교육기회의 형평성과 질적 향상을 동시에 추구해왔다.
초·중등교육의 경우, 모든 아동에게 공평한 교육기회를 제공한다는 원칙 아래, 공립과 사립을 불문하고 국가가 학교 운영비와 교원 인건비를 전액 지원함으로써 무상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반면 고등교육에서는 대학에 대한 일률적 재정지원을 지양하고, 학생 개인이 수학을 희망하는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을 통해 간접 지원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고등교육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학생 개개인의 기회를 확장하려는 정책적 방향이다. 또한 대학평가 결과 일정 수준 이하의 교육 질을 제공하는 대학은 국가장학금과 같은 재정적 혜택에서 제외됨으로써, 대학이 교육의 질을 개선하고 자율적 혁신을 추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등록금 인상 문제는 고등교육 접근성을 제한하는 주요 요소였다. 2000년대 중반, 대학자율화 차원에서 등록금규제가 없어지고, 물가상승률을 훨씬 웃도는 등록금 인상이 이어지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부담은 가중되었고, 이에 대한 사회적 반발도 거셌다. 2010년 이명박 정부는 1980년대에 시행하였던 “대학등록금 인상률 규제’를 도입,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3개년 평균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법률을 개정하였다. 이 기준 마저도 등록금 동결을 타사업 지원요건과 연계하여 지난 14년 동안의 등록금 동결을 유지해 왔다. 이와 함께 각 대학에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등록금 산정 근거를 공시하도록 의무화함으로써 등록금 책정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높였다.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또 다른 중요한 전환점은 국가장학금 제도의 확대였다.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에 이르러 장학금 예산은 대폭 증액되었고, 소득 분위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맞춤형 국가장학금’이 도입되면서 저소득층 학생의 고등교육 기회가 크게 확대되었다. 2007년 0.1조원이던 장학금 예산은 2012년 1.9조원, 2013년에는 2.25조원으로 증가하며 실질적인 부담 경감 효과를 가져왔다.
이와 함께, 재학 중 학비 부담을 덜어주고 졸업 후 소득 발생 시 상환이 시작되는 ‘든든학자금’(ICL: Income Contingent Loan) 제도도 마련되었다. 이 제도는 국세청, 건강보험공단, 사회보장시스템과 연계되어 소득 발생 시 자동으로 상환이 이뤄지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효율성과 투명성을 자랑한다. 또한 정부는 재정 지원을 통해 대출 금리를 2~3% 수준의 저리로 유지하며 학생의 신용 불량을 예방하고 있다.
이러한 장학 및 대출 제도를 종합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2008년, 이명박 정부는 한국장학재단을 설립하였다. 이 재단은 채권 발행을 통한 재원 조달, 대출 서비스의 직접 운영, 대학과의 매칭 장학금 협력 등 고등교육 재정 지원을 전담하는 준공공기관으로서, 고등교육 기회의 형평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 설립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개인적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일화도 있다. 상업고등학교 졸업 후 가정 형편상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던 그는 “이제는 가난 때문에 대학을 못 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재단 설립과 국가장학금 제도 확대를 추진하였다. 이는 단순한 정책을 넘어 교육 기회의 보장이라는 국가적 비전을 상징하는 조치였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고등교육 재정지원 체계는 등록금 인상 억제, 장학금 확대, 소득 연계 상환 대출, 대학 평가 연계지원, 그리고 이를 운영하는 전문 기관의 설립이라는 종합적 틀 속에서 형성되어왔다. 이 체계는 고등교육을 소수의 특권이 아닌 모든 이를 위한 권리로 확장시키며, 공정한 기회의 제공이라는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제도들이 시대적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진화할 때, 고등교육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미래를 여는 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