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 : 세계가 놀라는 교육정책이야기(31)

방과후학교- 사교육을 품고자한 공교육

by Clara Shin

요즘은 모든 초중고 학교에 방과후 학교가 운영되어 정규수업 후 희망에 따라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이제도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방과후학교의 시초는 사실 김대중 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부 농어촌 지역에서 방과 후 수업을 도입하며 학생 돌봄과 학습지원을 병행하던 실험이 이루어졌고, 이를 바탕으로 참여정부는 전국적 확대를 결정하였다. 2005년에는 48개 학교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시작되었고, 이후 2006년에는 19개 시·군, 2007년에는 89개 지역으로 대폭확대되었다.


참여정부가 추진한 ‘방과후학교’ 정책은 단순한 수업 보완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 체계 안으로 흡수하고 학교를 지역사회와 연결시키려는 교육 철학이 담긴 사업이었다. 이 정책은 특히 저소득층 학생에게 국가의 책임 하에 교육기회를 보장하고,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담대한 시도로 기획되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사교육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교육이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사교육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공교육이 그 기능을 대신 수행함으로써 공공의 책임 하에 교육격차를 줄이자는 철학이었다. 실제로 방과후학교는 외부 사교육 강사와 지역 인재를 학교 안으로 끌어들여 영어, 수학 등 교과학습은 물론 악기, 미술, 스포츠 등 다양한 특기적성 분야까지 커버하며 사교육 기능을 공교육화하고자 하였다. 이로 인해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방향은 영국과 미국의 사례와도 유사한 점이 있다. 영국은 ‘Extended Schools’ 정책을 통해 학교가 지역사회의 복지·보육·문화자원을 통합 제공하는 플랫폼이 되도록 했고, 미국도 ‘21st Century Community Learning Centers’를 통해 저소득층 지역에서 방과 후 학습, 예술활동, 건강·체육서비스를 학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참여정부의 방과후학교는 이러한 세계적 흐름을 반영하며, 학교가 단순한 교과교육의 장을 넘어 지역사회 교육 허브로 기능하게끔 유도했다.


하지만 이 정책은 학교 현장의 추가 업무 부담을 야기하며 일부 교사들의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방과 후 프로그램 운영과 행정적 절차가 교사에게 과중하게 전가된다는 우려가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학교행정지원인력을 증원하고, 방과후학교 전담 인력 배치 등을 통해 교사들의 부담을 줄이려는 보완조치를 추진했다.


그러나 방과후학교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 감소’라는 핵심 목표는 여전히 완전히 달성되지 못한 과제로 남아 있다. 방과후학교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사교육 시장은 빠르게 적응하고, 진화해 왔다. 특화된 컨설팅, 맞춤형 콘텐츠, 조기유학, 프리미엄 학원, 선행학습 등 사교육은 공공기관이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는 다양한 맞춤형 케어 방식으로 끊임없이 영역을 확장해 왔다. 그 결과, 방과후학교 도입 이후 일시적인 사교육비 정체 현상이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막강한 사교육의 영향력은 한국 교육이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딜레마다. 방과후학교가 일정 부분 사교육 수요를 흡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 학력 중심 경쟁 체제와 대학 입시 제도가 지속되는 한 사교육 수요는 결코 근절될 수 없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교육기회의 형평성 확보를 위해 국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원칙은 모두가 동의하나 어떻게 할 것인가, 효과가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방과후학교가 사교육비 절감 측면에서도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사교육의 영향력에 대한 구조적 접근과 함께 사회 전체의 교육 가치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사교육은 공교육에서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점을 제공하는 보완제이기도 하지만, 우리 아이에게 더 좋은 교육을 제공하여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한 추가교육이다. 따라서 공교육을 정상화하여 사교육비를 낮추자라는 구호가 실제로 힘을 못쓰고 있는 이유이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을 위해서는 학부모들도 ‘모든 아이의 교육권’이라는 공공적 관점을 가져야 하며, 고등교육기관 역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것과 함께 초중등교육의 공정성을 뒷받침해야 한다.


참여정부의 방과후학교 정책은 사교육을 공교육으로 흡수하려 한 담대한 도전이었다고 평가하고 싶고 이정책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결국, 교육의 정상화는 정책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으며, 사회 전체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미래이다. 그리고 어렵더라도 아이들을 위해 포기하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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