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 : 세계가 놀라는 교육정책이야기(35)

마이스터고 : 대통령표 직업교육 혁신과 그 성과

by Clara Shin

지금은 많은 학생들이 선망하는 마이스터고지만, 사실 그 뿌리는 훨씬 더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은 1970년대 중화학공업 중심의 산업구조 전환을 추진하면서, 이에 발맞춰 실업계고등학교를 대대적으로 육성했다. 정부는 당시 경공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중화학공업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산업현장에서 바로 투입 가능한 기술인력을 빠르게 양성할 필요가 있었다.


이 시기 정부는 실업계고를 전략적으로 설립하고 지원했다. 실업계고 졸업생들은 대부분 제조업과 중화학공업 분야에 바로 취업해, 산업 성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그만큼 취업률도 매우 높았고, 자연스럽게 실업계고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점차 개선되기 시작했다. 정부는 우수한 인재들이 실업계고에 진학하도록 하기 위해 대학 특별전형 제도를 마련했고, 예산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1970년 말에는 실업계고에 대한 정부 예산이 고등교육 예산에 근접할 정도로 정부의 직업계고에 대한 지원이 높았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대학 진학률이 급격히 높아지고, 대학 졸업자의 취업도 비교적 잘 이뤄지면서 학생과 학부모는 다시 인문계고를 선호하게 되었다. 1990년대 후반, 대학 진학률이 70%를 넘어서면서 실업계고의 인기도는 점점 낮아졌고, 실업계고는 학업 역량이 낮은 학생들이 가는 학교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새로운 방향의 직업교육 정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겼고, 그 결과 2008년, 당시 대통령이 주도하여 마이스터고 정책이 출범하게 된다. 단순히 직업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 졸업만으로도 양질의 일자리에 취업이 가능하고, 대학에 가지 않아도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였다.


당시 한국 사회는 대학 진학률이 70%를 넘어 학벌 위주의 사회가 굳어지고 있었다. 반면,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어려운 청년들이 많았고, 실업계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점점 낮아지고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산업현장과 밀접히 연계된 고등학교를 만들고자 했다. 그것이 바로 마이스터고다.


당시 대통령은 마이스터고를 설명하며 이런 말을 했다.

“마이스터고를 졸업하고 4년 동안 기업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청년이, 대학을 졸업한 사람보다 더 대우받는 사회를 만들겠다.”

이는 단순히 직업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차원을 넘어, 고졸이 차별받지 않는 능력중심사회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는 마이스터고를 통해 “취업률 100% 보장”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산업체, 지자체, 학교가 함께 협력해 교육과정을 설계했고, 현장 중심의 수업과 실습을 확대했다. 실제로 마이스터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지금까지도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단지 취업률이 높은 것만이 아니라, 취업처의 질도 우수하고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마이스터고 졸업생에게는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우수기업 취업 연계는 물론이고, 취업이 확정된 경우 최대 4년간 입영을 연기할 수 있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경우에는 산업기능요원으로 대체 복무도 가능하며, 3년 이상 경력을 쌓으면 재직자 특별전형으로 대학 진학도 가능하다. 수업료와 입학금이 전액 지원되고, 기숙사 제공, 연수 기회, 장학금 등도 마련되어 있다.


마이스터고의 가장 큰 의미는,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대통령이 주도한 정책은 정권 교체 후 중단되기 쉬운데, 마이스터고는 그 효과와 사회적 필요성이 분명했기 때문에 이후 정부들에서도 일관되게 지원되고 있다.


현재는 전국에 약 44개 마이스터고가 운영 중이며, 기계·에너지·철강·바이오·해양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맞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 전국 단위로 모집하며, 중학교 졸업생 중 상위권 학생들이 입학을 희망할 정도로 경쟁력 있는 학교로 자리 잡았다. 정부는 마이스터고 모델을 기반으로, 산업단지 중심의 ‘스위스식 도제학교’ 확대도 시도하고 있으며, 산·학·관 협력체계를 통해 현장 실습과 취업을 연계하는 구조도 강화해왔다.


이처럼 마이스터고는 단순한 직업계고의 한 종류가 아니라, 직업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학벌 중심 사회의 대안을 보여주는 정책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도 이와 같은 모델은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직업계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고착된 경우일수록, 한국처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일부 우수 학교를 먼저 성공시키고, 그 평판을 기반으로 전체 실업계고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란 점과 지도자의 결단과 정책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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