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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머물고 간 자리

by 이혜연



가을을 모두 태우고 편편히 날아오르는 노란 잎들이 길가득 미련처럼 서성이는 날들입니다. 세상에 니온 것들은 형태가 변할지언정 에너지는 보존한다고들 하는데 지난 이야기들이 무거워 낙화하는 그네들은 어디서 생을 이어가는지 걱정입니다.


지워져야 할 것들, 잊혀야 하는 것들 모두 안녕을 고하는 가을 한 낮. 보내야 할 것들의 그림자를 붙들고 아쉬워 몸을 떨기보다 가야 하는 그들에게 따스한 눈길로 보내주며 다음을 약속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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