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에서

by 이혜연


고요한 겨울산에 마른 나뭇가지들이 외로운 몸을 뒤척입니다. 푸드덕거리는 산새소리도, 지난여름 어슬렁거리던 길냥이들도 없으니 새벽 산에는 빈가지들이 바람에 부대끼는 소리만 가득합니다.


올 들어 가장 춥다는 오늘. 혼자 새벽산책을 하며 숲이 부르는 건조하고 바싹 마른 겨울 노래를 듣습니다. 하지만 계곡의 얼음 밑으로 쉼 없이 흐르는 계곡물은 마르고 척박해진 겨울산을 휘돌아 흐르며 다음 계절로 흐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뺨이 얼얼한 추위도, 발가락이 꼬물거려지는 냉기도 산의 고요한 쉼에서 느껴지는 평온한 안식에서 받는 위로보다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작게 난 산길을 오롯이 혼자 걷습니다.

얼음이 언 겨울 계곡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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