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하며 12월의 가장 큰 숙제는 두 아이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트리에 매달아 놓은 아빠의 수면양말에는 두 아이가 갖고 싶은 소망이 빼곡히 적혀있었는데 둘째는 게임칩, 첫째는 햄스터 인형의 집이었다. 하지만 게임칩은 직접 게임을 해서 원하는 캐릭터를 뽑아야 하고 햄스터 인형집은 원하는 스타일을 구할 수가 없었다.
크리스마스는 다가오는데 마땅한 선물을 찾지 못하다가 얼마 전에 장난감 칼을 사달라고 말했던 게 생각났다. 이런저런 칼을 구경하던 중 레이저 광선총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해외공구 제품이어서 기간이 2주 이상 걸렸고 그걸 기다리기엔 크리스마스는 코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다시 무얼 살까로 고민하던 중 눈에 들어온 스파이더맨 화살총. 화살촉 끝이 유리창에 쫙 붙는 구조라 올해의 산타선물로 결정했다. 아이들은 이브날 밤의 설렘 가득한 기대로 밤을 꿈꿨고 새벽 6시, 총총거리는 발걸음으로 트리밑을 살폈다. 하지만 좋아할 거란 기대와 달리 아이들의 얼굴엔 실망의 빛이 역력해졌다. 그리고선 다른 선물이 있을 거란 미련과 함께 이방 저 방을 둘러보았지만 더 이상의 선물이 없다는 것만 재확인하고 어깨가 축 처져서 성탄절 아침을 마무리했다.
엄마 입장에서도 고심하고 고른 선물에 실망하는 아이들을 보는 게 힘들었던 날이었다. 하지만 겨울 한복판에서 꽃대를 올린 히야신스처럼 내년 크리스마스는 행복에 겨워할 선물을 고르리라 다짐해 보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