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by 이혜연


고민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아이들과 자연휴양림에 있으면서 얼음이 언 계곡 탐험도 하고, 웅덩이의 고드름 따기, 겨울산 산책도 하며 보냈습니다. 그리고 때때로 애니메이션을 봤는데 쿵후펜더 1,2를 방영해 줘서 아이들 따라 집중하며 보게 됐습니다. 그중에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악당이 나타났다며 헐레벌떡 달려와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제자(시푸)에게 "세상에 나쁜 소식이 어디 있고, 좋은 소식이 어디 있냐.... 그저 소식이 있을 뿐이지."라고 말하는 대스승(우그웨이)의 말이었습니다. 그러자 시푸가 "타이렁이 탈출했다."라고 말하자 "음... 그건 나쁜 소식이구만." "자네가 그 아이(포)를 믿지 않는 것이 나쁜 소식일세."라며 말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결혼 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면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며 오직 사지선다에서 틀린 것들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나와 정반대의 사람과 살면서 내가 생각하는 정답이 우리 모두의 답이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부부의 세계에서 중요한 건 결국 상대를 믿어주는 것에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한발 물러서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1월 2일에 떠나기로 한 항공권을 오늘에서야 끊는 신랑을 보는 동안에도 예전엔 몸에서 사리가 수백 개 생길 정도로 참을 인자를 세기며 분노를 억제했었는데 요즘은 결국 즐거운 가족여행이 목적이라는 것을 마음에 새기다 보니 지켜보는 여유를 갖게 됐습니다. 명제는 우리 가족의 행복한 추억이고, 남은 시간 각자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준비를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믿어주고 한 발 물러서 있다 보면 그의 방식으로 하나씩 철저하게 준비할 것을 알게 될 테니까요. 물론 그 과정에서 천 원, 만원의 절약을 위해 계속 들여다보고 찾아보는 수고는 오롯이 그의 몫일테니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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