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

by 이혜연


단장

아이들을 낳고 키우는 십 년 동안 오로지 두 아이를 위해 시간을 쏟았었다. 그림책 수업을 하게 된 것도 아이들의 성장에 그림책이 주는 통찰과 치료적인 부분까지 가슴에 와닿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공부하고 전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러다 다시 병원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고 정기적으로 근무를 하게 되면서 시간을 나눠 쓰는 것이 알차게 하루를 살 수 있는 방법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다시 일을 하게 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상당했던 것 같다.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닌 즐기면서 보내는 직장에서의 시간이 도움이 됐는지 긴 여행 끝에 돌아오니 정직원으로 계약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이었다.


아직 아이들도 어리고 하루 종일 근무하는 것이 조금 힘들 것 같기도 하지만 모처럼 주신 제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하고 있다. 오십이 넘어 재취업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일을 하며 환자들이 보내주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나를 더 쓸모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게도 하고 보람도 있기 때문이다. 체력적으로 힘들게 되면 그때 그만두더라도 다시 예쁘게 화장을 하고 힘차게 페달을 밟으면서 인생 2막을 재단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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