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기 전, 그리고 결혼 후 신랑은 쉼 없이 달려오며 가장으로서 자신의 책무를 다하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주말이면 아이들과 나를 데리고 우리가 좋아할 만한 곳을 찾아 데리고 다니고 프리랜서지만 쉬지 않고 일을 했다. 그러다 AI의 발달로 프로젝트도 많이 줄고, 나이 또한 오십이 넘으면서 일자리가 현저하게 감소했음을 느끼게 되면서 최근 부쩍 내일에 대한 불안감으로 조급해하곤 한다. 하지만 그런 신랑을 대신해 정식으로 출근을 하게 된 나는 이번계기로 신랑이 인생 2막을 차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여겨줬으면 좋겠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자신의 삶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쉬고 싶을 만큼 안식년을 가져도 좋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부부란 서로의 곁에서 모자라고 부족한 부분을 감싸주고 채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힘든 시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줄 수 있다는 게 나로서는 참 감사한 일이라는 걸 그가 알아주길 바란다. 그래서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휴식을 가질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시대가 변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 유속 속에서 굳건히 서 있어야 할 주체가 심적으로 혹은 신체적으로 흔들려서는 내일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