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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by
이혜연
Feb 23. 2023
봄이 오면
거친 땅 위로 보드라운 냉이꽃
아기 손톱만 한 것들이
옹기종기 피어나는
봄이 오면
이제 막 솟아오르는 새싹들이
행여 다칠세라
고양이 발걸음으로
봄 길을 조심조심 걸어
아이적 소쿠리 들고
봄 마중 가듯
노란 햇살에
연둣빛 새싹들이 쏙쏙 쏙
올라오는 날에
추운 겨울 빗장 걸어둔
대문을 활짝 열고
당신을 맞으리
요즘 AI기술이 엄청 발달했다.
인공지능이 지은 시와 소설이 그렇고 그림이며 디자인까지 모두 사람 손보다 더 발달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
가끔씩 '사람은 어디에서 의미를 찾아야 할까' 생각해 본다.
그러던 중 장동선 박사의 강의를 들었다.
똑같은 사진, 똑같은 그림도 작가의 스토리가 있는 것이 더 감명을 준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스토리를 통해 길을 찾기도 하고 만들어가기도 한다.
그럼, '나의 스토리는 뭘까'하는 생각을 한다.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으로서의 이혜연(난나)은 하루하루 주어진 하루를 감사하고 성찰하며 자신만의 스토리를 하나씩 엮어가는 의미가 있을 것 같다.
1분 만에 뚝딱 그리는 그림이 어쩌면 4~5시간을 몰입하며 그린 그림에 못 미치더라도 그걸 그릴 때 나의 생각과 느낌이 분명 에너지로 들어가 있을 거라 믿는다.
장동선 박사의 강의 중에 인상 깊었던 영화 이야기가 있었다.
미래에 유전자조작으로 완벽한 아이를 선택해서 낳을 수 있는 스토리를 가진 '가타카'라는 영화였다.
어느 부부가 완벽한 아이(동생)와 자연임신으로 계획하지 않은 허약한 아이(형)를 낳게 된다.
형과 동생은 어렸을 때부터 바다에서 수영내기를 즐겼지만 항상 완벽한 아이(동생)의 승리로 끝난다.
시간이 흘러 동생은 형사가 되고 형은 다른 사람의 신체조직을 샘플로 우주 항공 회사(가타카)에 입사하는데 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형의 범죄를 알게 된 동생은 형에게 자수를 권고하며 수영경기를 제안한다.
그런데 마지막 수영경기에서 형이 동생을 이기게 된다.
동생은 어느 순간 쥐가 나서 "형, 나 죽을 거 같아! 도와줘!"라고 외친다.
형은 폭풍 치는 바닷속에서 동생을 데리고 나온다.
그리고 동생에게 형은 이런 말을 한다.
"나는 단 한 번도 돌아갈 것을 위해서
힘을 아껴둔 적이 없어.
나는 매 순간 올인을 한 거야.
내가 살아온 삶 전체에서 그래 왔어."
나는 그림을 그리기 전에도 실수투성이였고 중요한 일에 판단을 잘 못해 사기를 당할 뻔한 적도 있었다.
불완전했지만 한 번도 그 순간에 올인하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
실수를 한 다음엔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내 행적과 생각과 마음상태를 점검했다.
사기를 당할 뻔했을 때는 혼자서 여러 방식으로 사람을 연결하고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다녔다.
하루하루 그림을 그릴 때도 사진을 선택하고 어떤 방식으로 그릴지, 어떤 느낌을 전달하고 싶은지에 대해 심사숙고한다. 매일 완벽한 그림을 그리지는 못해도 그 순간 나는 완전히 내 그림에 올인한다.
나는 생각한다.
이것이 아마도 완벽한 AI와 불완전한 나와의 차이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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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매일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읽는 마음을 그리는 작가 난나입니다. 하루 한장 그림을 매일 하고 있어요. 저의 글과 그림이 위로가 되고 길이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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