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잔을 들었으니

by 이혜연
내 잔을 들었으니

내 잔을

내가 들었으니

한모금의 물로도

나는 나를

살릴 수 있으리라


폭풍우치는 여름 태풍 속에서

여기 저기 끌리며

찢기고 꺾여내며 지켜낸

포도 송이 송이

향기로운 포도주를 기다려

잔을 채울 수도 있으리


비어있으되 언제든 채울 수 있는

잔을 내가 들었으니

목마를 일 있으랴.




놀이터에서 하는 일들은 엄청 다양합니다.

성향이 다른 두 똥그리들은 놀사람이 없으면 시시때때로 불러댑니다.

축구, 술래잡기, 얼음땡, 그네 밀기, 가끔 지친 패잔병같은 아이엄마들과 전투애 나누기...

오늘은 놀이터 흙바닥에서 비비탄 찾기로 봄 햇살을 이고 허리를 굽힌채 흙을 파해치며 다녔습니다.

둘째 똥그리와 친구들이 비비탄을 찾아주라는 특명을 내린 탓이지요.

비비탄도 색깔이 있어 하얀색, 노랑, 주황,연두,파랑 색색이지만 희귀한 색깔을 찾을 때마다 아이들의 환호성이 커지니 하다보면 욕심이 생깁니다.

처음엔 하나 찾기도 힘든데 몇번 발견을 하면 땅위에 수없이 많은 비비탄이 보이곤합니다.

하나, 둘 찾는게 어렵지 10개 찾는건 순식간이 됩니다.


우리의 인생도 비비탄 찾기와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뭔가를 구하고 실행할 때 그 처음이 어렵게 느껴지고 방법도 서툴어 더디지만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가면 더 쉽게, 더 많이 얻을 수 있지요. 그러니 항상 우리 자신의 임계점을 알고 그걸 넘을 수 있는 실행력을 갖추는 것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합니다.



작가의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