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by 이혜연


낮은 곳에서

더 자그맣게

당신을 불러봅니다


잠시 멈춰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혀

걸어온 걸음

나아갈 걸음

그 한편을

들여다보시면


봄 한가운데

길가 어디에서나

제가 있습니다

언제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테지요


그러니 가끔

당신의 눈을 기울여

아래를 보세요

거기, 항상

봄이 있습니다



서울을 비운 삼일 사이에 놀이터의 꽃사과 꽃은 만개했고 자목련은 꽃잎을 모두 떨어뜨렸습니다.

세계지도의 어느 한구석에 점처럼 붙어있는 우리나라인데도 남도의 계절과 중부의 시간이 조금씩 차이가 지는 걸 보면 작지 않은 나라인 것 같습니다. 자식들 예쁘고 즐겁게 오라고 돌아가실 때도 꽃피는 삼월을 골랐는지 아주 예쁜 봄꽃 길을 따라 엄마에게 다녀왔습니다.

가족묘엔 잔디를 심어서 수시로 동생과 오빠가 관리를 해줘서인지 야생화가 잘 자라지 않지만 주위 언덕배기에 제비꽃 무리가 예쁘게 피었더군요.

어디든 조그마한 틈바구니만 있어도 보라색 꽃을 수줍게 피어내는 제비꽃은 어릴 적 노래로 자주 접해선지 보면 반갑습니다.

"보랏빛, 고운 빛

우리 집 문패꽃"

어렸을 적 대문 가, 작은 꽃무더기가 피어있어 보면 어김없이 제비꽃이 낮게 자리 잡고 있었던 기억이 있다.

또 하나는 뒷마당에 돌로 단을 쌓아놓고 그 위로 장독대들이 늘어선 곳에 제비꽃들이 무더기로 피어있었던 기억이 난다. 뒷문을 열고 누워서 그 꽃을 바라보면 왠지 슬프기도 하고 너무 예뻐서 비현실적으로 느끼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벚꽃보다 목련보다 작고 낮지만 나에게 봄을 가장 먼저 알려주던 건 언제나 제비꽃이었던 것 같다.



제 그림으로 핸드폰 케이스를 제작하는 곳에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

http://andgrim2.firstmall.kr/selleradmin/login/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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