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외로울 때

by 이혜연
홀로 외로울 때

어둠이 짙은 날

잠을 잔 건지

눈을 감고 생각에 파묻힌 건지


모두가 잠든 밤에 눈이 떠졌을 때

그때,

홀로 되어 외로울 때


모든 것들이 낯설고

내 숨소리마저 지겨울 때

어둠을 등지고 홀로 앉아

저 멀리 깊은 슬픔


언제나 그 자리에 앉아 있던

고독한 슬픔과 조우하는 날


지금은 만질 수 없는

엄마가 한없이 그리워지는 밤




매일매일 더 예뻐


새벽에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던 첫째가 구토를 해대고 배가 아프다고 해서 밤을 새워 마사지를 해줬습니다.

한 숨도 못 자고 아침 일찍 문을 여는 소아과를 찾아 가는데 어지러워 못 간다고 해서 둘째는 걸리고 첫째는 업어서 소아과에 가니 벌써 대기가 많이 있더군요.

진료 마치고 다시 업고 집으로 와서 약을 먹이고 죽을 먹였는데 다시 소파와 거실에 구토를 해서 다 치우고 재우고 했더니 몸이 천근만근입니다.

나이를 먹었어도 이런 날은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잠깐 아픈 아이를 맡기고 주욱 늘어지게 낮잠을 자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할 일은 태산.

주말을 지나면 텅 비어버린 냉장고를 채우러 마트에 다녀오려고 둘째와 마트에 갔습니다.

둘째는 재잘재잘 궁금한 게 많은지 묻고 또 묻습니다.

"엄마, 나는 언제 제일 예뻐? 아기였을 때가 예뻐? 아니면 지금이 예뻐?"

둘째는 항상 길을 가다가도 꽃을 꺾어주고 나를 공주(쉰 살이 넘은 엄마를)라고 불러주고 눈웃음을 치면서 꼭 안아주는 내 인생 비타민입니다. 그렇게 예쁜 아기가 언제 예쁘냐고 묻는다면

"매일매일 더 예뻐. 세상에서 가장 예뻐."


문득, 우리 엄마도 어렸을 때의 나는 매일매일 더 예뻤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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