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무너져버릴 모래성이라도
이 시간이
허물어지지 않는 한
영원한 것이다
바닷가
넓디넓은 곳
조그만 한 자락
작은 파도에도
흔적도 없이 무너져 내릴
작은 성
하지만
삶이 버거워질 때
외로워질 때
지금의 내가
그때, 너의 곁에 없을 때도
네 시간의 기억
거기에 쌓아둔
모래성이
안식처가 돼주리라
믿으며
너의 오늘과
나의 지금을
함께 쌓아 올린다
이 추억 한자리 만드려고 먼 시간 운전을 하고 몇 주 전부터
시간을 비웠다. 우리는 여행할 때마다 음악을 틀거나 라디오를 켜지 않는다. 어느 때는 9시간, 짧게는 한 시간을 운전해 가도 우리끼리 이야기하거나 경치를 보며 감탄을 하며 간다. 가끔 싸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노래를 함께 부르거나 쉬지 않고 이야기를 한다. 이번 남도 여행에선 첫째가 학교에서 배운 국악 동요를 1대 1 과외로 반강제적(?)으로 외우게 했다. 첫 번째 타깃은 나였다. 조금 음이 틀리면 몇 번이고 '다시'를 외치는 깐깐한 샌님이다. 차 안이라 도망칠 곳도 없어서 꼼짝없이 외워야 했다. 내가 틀리면 비웃던 남편이 두 번째 학생이 됐다. 들어보니 날 비웃을 자격이 전~~~~혀 없는 하위권 학생이 중상위권 학생을 비웃었던 거다. 그다음은 우리 둘째. 동생이라 더 엄격한 선생님이 되신 첫째와 형 말이라면 꼼짝 못 하는 둘째의 노래 강습은 정말 스파르타식으로 진행되어 웃음이 절로 났다. 그렇게 보냈던 시간이 며칠이 지나니 꿈결처럼 희미하다. 그래도 이런 시간들이 나중에 아이들이 자란 후 따뜻한 안식처가 돼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