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산타축제가 있는 오늘은 둘째 똥그리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날이었다. 어린이집 입구에서부터 소원 카드가 걸려있고 중앙 홀에는 빨간 레드카펫이 깔렸다. 어린이가 주인공이 되는 날은 어린이날 이외에 크리스마스가 가장 큰 날일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아는 사람만 안다는 가짜 산타가 선물을 주는 날. 작년까지 둘째는 낮에 오는 산타와 크리스마스이브에 오는 진짜 산타를 다 믿었지만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첫째가 어제 저녁밥을 먹으며 친절하게도 낮에 오는 산타는 가짜 산타라는 것을 설명해줘 버렸다. 덕분에 오늘 어린이집에 오는 산타는 가짜인걸 알았지만 그렇다 해도 선물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에 둘째는 신이 나서 어린이집의 화려한 크리스마스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그렇게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하원한 둘째. 선물은 포켓몬 그림이 그려진 후드티였다. 어린이집에서 사전에 아이들 장점과 고쳐야 할 점을 써서 메모를 남겨달라는 공지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예쁜 카드를 사서 우리 둘째의 예쁜 모습만 써놨다. 어차피 고쳐야 할 점은 한 번 말한다고 바로 고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듣는데서 아이의 단점을 산타가 말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기쁜 날이었으면 좋겠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하원하며 오늘 좋았던 점을 말해보라고 하자 둘째의 말이 "엄마, 나만 산타할아버지가 좋은 말 해주셨어. 다른 아이들은 모두 나쁜 말들을 해줬는데 나만 끝까지 좋은 말 해주고 사랑한다고 해주셨어." 우리 둘째 어린이집은 90명이 넘는 원아들이 있다. 오늘 받았던 선물보다 그 말이 더 둘째에게는 인상이 깊었는지 좋았던 이야기를 해주며 웃는다. 이로써 1차 산타는 다녀가셨고 이제 집으로 진짜 오시는 산타를 계획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은 크리스마스트리 주위로 풍선도 꾸며두었다. 즐겁고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