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송파구 1호이면서 아토피 특화 어린이집입니다. 처음 개원했을 때는 아이들의 식단이나 모든 것들이 철저하게 유기농으로 관리됐다는 전설 같은 소문을 들었었죠. 그래서 그런지 한번 들어가면 안 나온다고 해서 아이들이 이 어린이집에 들어가게 됐을 때 너무 행복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바깥 야외활동도 많이 하고 금요일마다 멀리 버스 타고 체험활동도 자주 갑니다. 원어민 선생님과 일주일에 두 번 영어를 배우고 햄스터나 거북이도 키워봅니다. 책 한 권으로 4주간 디베이트 토론도 해보고 한 번씩 대회에 나가 상을 타오기도 합니다. 그런 어린이집에서 오늘은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하는 놀이 축제를 기획해 주셔서 아침 10시에 둘째 손을 잡고 등원을 했습니다. 신랑이 가면 좋은데 오늘 급하게 할 일이 있다고 해서 제가 갔더니 역시나 아빠들이 반이상 아이와 함께 등원했습니다. 아이들은 자기들만의 공간에 부모님이 함께 들어오니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들입니다. 각 반을 정원 꾸미기, 음악활동, 고고학자체험, 요리교실로 꾸며놓고 아이들을 팀별로 나눠 반을 돌아가며 활동하는 방법으로 해서 질서 정연하고 즐겁게 활동했습니다. 엄마가 소고와 함께 탬버린으로 활동을 함께 하니 영 어색한지 둘째는 몸이 뻣뻣하게 굳어서 뒤로 숨기에 바빴지만 내심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기에 흐뭇했습니다. 요리시간엔 플라스틱 칼로 직접 소시지도 잘라서 토핑을 해놓으니 기쁨 두 배가 되어 목소리가 올라가는 둘째. 그렇게 마지막으로 피자까지 만들고 귀가하려고 옷을 입는데 작은 여자아이가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오늘은 진짜 최고의 축제였어요!!"라며 아빠에게 말하는 걸 들으니 나도 모르게 울컥하게 되더라고요. 정말 아이들은 이런 작은 일들을 함께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전시를 준비하고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방학을 한 첫째와 함께 긴장하며 행사를 해서 그런지 둘째 어린이집 행사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는 저녁까지 기절하듯 잠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작고 소중한 행복들에 항상 감사하게 되는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