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이 사람의 왕래가 많은 카페 한편에 있어서 그림을 보러 온 손님이 아니라도 약속을 위해 왔다가 그림과 시집과 가방에 관심을 갖아주시는 분들이 많아 하루하루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드디어 생애 첫 북 콘서트. 어떻게 진행을 해야 할까 며칠 전부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성공을 주제로 그림책 하브루타를 하려고 준비를 했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주제가 너무 무거울 것 같아 그냥 편하게 커피 마시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시간으로 채우자로 생각을 바꿨습니다. 무덤덤한 성격이라 별로 긴장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새벽에 나도 모르게 '아무도 안 오면 어쩌지?' 하는 생각으로 잠에서 깼습니다.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30분. 다시 잠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몰려왔지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에 정신은 더없이 맑아져만 갔습니다. 그렇게 잠을 자야 한다는 생각과 사투를 벌이다 결국 4시에 일어나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을 그리면서도 몇 명이 올지, 무슨 이야기로 시작해야 할지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고 한 분만 오더라도 감사하고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드디어 11시. 거짓말처럼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카페에 몇 분이 오셔서 북콘서트를 할 거라 말씀드린 터라 카페 사장님도 제가 걱정스러운지 안타깝게 쳐다보고 있으니 얼굴이 화끈화끈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지요. 하지만 잠시 후 울리는 전화. 조금 늦을 것 같다는 서희관장님의 미안해하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이지아 큐레이터님도 일산에서부터 와주시고 점심 이후 사업을 하시는 사장님까지 오셔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새벽에 잠이 안 올 정도로 걱정을 했는데 세 분이나 와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또 서희 관장님은 kbs큐레이터 과정이 끝나는 수강생들에게 <오늘을 완성한 시간> 시화집을 선물로 나눠주시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너무 귀한 인연들이 발걸음을 해주시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고 감사한 날들입니다. 멀리서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도 감사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