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에서 토요일 밤을

by 이혜연
후쿠오카에서 토요일 밤을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둘째 아토피가 너무 심해서 멀리 여행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조금 컸을 때는 코로나가 한참이라 어딜 나서기가 무서웠죠.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결혼 10년 만에 처음 해외여행을 일본으로 왔어요. 겨울 온천이 생각나서 후쿠오카로 왔는데 생각보다 날씨가 더 포근합니다. 제주도 여행했을 때 에어비엔비를 너무 잘 이용해서 후쿠오카에서도 에어비엔비로 숙소를 정했더니 숙박비가 굉장히 저렴해졌습니다. 산큐패스도 미리 구입해 두고 유후인 버스도 예약해 둬서 일정에 차질 없도록 준비해 놓으니 설레기 시작합니다.

처음으로 해외를 나오게 된 아이들이 얼마나 신나 하는지 엉덩이를 씰룩이며 깡충거리는 모습에서 그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드디어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하고 파파고를 이용해 택시를 타고 무사히 예약해 둔 집을 찾아 짐을 풀고 바로 저녁을 먹으러 후쿠오카 항구로 가서 수산시장 내에 있는 초밥집으로 향했습니다. 하나에 1100원 정도 하는 초밥은 갈치회, 고등어 회, 장어회 등등 평소에 접하기 힘든 회들과 다양한 어종의 회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꼬들꼬들 씹히는 맛을 좋아하는 신랑은 무덤덤하게 먹었지만 입안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초밥이 너무 맛있어서 아이들과 저는 먹고 또 먹는 먹방을 시전하고 나왔습니다. 대기가 좀 길었지만 지금까지 먹어본 초밥 중에 최고였기 때문에 돌아오는 발걸음은 너무나 가벼웠습니다. 숙소도 가까워서 저녁을 먹은 후엔 편의점 들러 계란과 우유도 사고 이국의 경취를 즐기며 함께 산책하듯 걸어왔습니다. 에어비엔비로 예약한 숙소에는 욕조도 깊어서 아이들도 여독을 풀고 신나게 물놀이도 했습니다. 아이들과 처음으로 온 해외여행, 에어비엔비로 저렴하고 깨끗한 숙소와 부드럽고 달콤한 최고의 초밥으로 여행 첫날을 완벽하게 보냈습니다. 앞으로 3박 4일 동안 일본 후쿠오카 여행기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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