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봄을 봄

by 이혜연
미리 봄을 봄

26년 전엔 패키지로 방문해서 정해진 루틴으로만 여행했었던 후쿠오카였는데 이번엔 아이들과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숙소는 에어비엔비로 교통은 산큐패스로 의사소통은 파파고를 활용하니 편하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이국적인 정취의 오호리 공원은 지금이 겨울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수선화가 만발해 있었고 홍매화도 활짝 피어있었지요. 한국에서는 볼 수없었던 수십 마리의 야생매들의 멋진 비행도 보고 예쁜 봄꽃들도 미리 만나봤습니다. 점심은 신신라멘 본점에서 먹었는데 대기줄이 너무 길었습니다. 유명한 이유가 있겠지 하며 끝까지 기다려서 먹었는데 솔직히 서울에서 먹었던 라멘이 제 입맛엔 더 맞았습니다. 유명한 돈키호테에서는 정신없이 휩쓸려 쇼핑을 했고 저녁은 다시 하타카 항구로 와서 온천을 즐겼습니다. 모든 게 좋았지만 저는 이른 아침 혼자서 작은 골목들을 산책하며 아직도 남아있는 작은 일본 전통 가옥들과 아기자기한 정원을 봤던 게 더 좋았습니다. 아주 작은 대문들과 창문들, 한 뼘도 안 되는 땅에도 아기자기 귀여운 꽃들로 예쁜 정원을 가꾸는 마음들을 보는 것, 그리고 하얀 매화가 벌써 화사하게 펴서 고고한 향기를 바람에 날리는 것을 보는 것도 너무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온천을 하고 조금 늦게 저녁을 먹으려 하니 식사할만한 식당을 찾는 게 너무 어려웠습니다. 다시 한번 우리나라의 음식문화와 서비스가 얼마나 편리한지 더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하타카항의 야경
신사에 피어난 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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