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의 아침 산책은 새로운 것들과의 만남으로 이어집니다. 후쿠오카 시내에서 조금만 한적한 골목으로 들어서면 아직도 옛날 집들이 많이 남아있었습니다. 작은 창문과 여닫이 문 위로 액막이 새끼줄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골목 어귀에 작은 신사들이 많이 있어 발리처럼 곳곳에 신을 모시고 있는 풍경이 새삼 새로워 보였습니다. 새벽 그림을 그리고 아이들이 일어나면 함께 숙소 주변을 산책하는 것을 아침마다 하고 있는데 늘 새로운 곳으로 갑니다.
오늘은 식빵에 유자잼을 발라서 우유와 함께 아침을 먹고 유후인으로 가는 버스를 타러 하카타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자유여행 3일 차가 되니 자유롭게 버스를 탈 수 있게 되었지요. 하카타터미널에서 유후인 버스 가는 곳엔 한국인이 거의 100프로였습니다. 마치 한국 관광버스를 탄 듯 여기저기 모두 한국말들이 들렸습니다. 유후인에 도착해서도 인사동에 와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한국사람이 많았습니다. 햇볕을 받으면 황금빛으로 빛난다는 긴린코 호수는 실제로 보니 생각했던 것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았습니다. 아침 일찍 물안개가 가득 찼을 때의 사진을 보니 엄청 멋지게 보였는데 늦은 오후에 가니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호수까지 가는 긴 길에 갖가지 간식거리가 많아서 이것저것 먹어보고 싶었지만 이름 있는 곳은 대기줄이 항상 길어서 아이들이 먹고 싶은 것들 위주로 선택해서 먹었습니다. 후쿠오카로 돌아오는 버스도 역시나 한국인들이 100%였죠. 그렇게 후쿠오카에서 3일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매번 낯선 풍경과 새로운 일정에 눈을 반짝이며 여행지를 마음에 담는 모습을 보여줘서 먼 곳으로 떠나온 것에 대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밤이 지나고 내일이 오면 다시 일상 속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행복했던 기억으로 이 여행이 가슴 깊이 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