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안으며 간다

빵 굽는 엄마님 사진 감사합니다.

by 이혜연


아마도 작년 아니 벌써 재작년이 돼버렸는지 모르겠다. 인스타에 더듬더듬 514 챌린지 인증을 하고 동시에 그림을 하나둘씩 올리던 시절이었다. 엇비슷한 나이에 sns를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많아지면서 비슷한 아이디를 쓰시는 분들이 더러 있었다. 빵 굽는 엄마님과의 만남도 그런 작은 오해로 생긴 우연한 기회였었다. 함께 이야기하다 나를 다른 사람과 착각하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빵을 너무 진실되고 아름답게 구우시는 분이라는 걸 알기에 민망해하실까 싶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었다. 그러다 아주 따사로운 햇살이 눈부신 날 함께 만나서 이야기하고 밥도 먹고 커피를 마셨었다. 그렇게 짧은 만남 뒤로 벌써 2년이 지나버린 건가 새삼 세월이 너무 빠르게 느껴졌다. 캐나다를 자주 오가시고 그간에 다리도 다치셔서 인스타로 안부만 보고 있었는데 오늘 올라온 산책 가신 곳의 사진이 너무 예뻐서 그림으로 그려도 되냐고 여쭸더니 흔쾌히 그러라고 하셔서 그려보았다. 안 닮았지만 닮았다고 생각한다. 이건 작가의 마음이니 우선 우기고 볼 생각이다.


722번째 그림- 바람을 안고 간다


졸업과 방학을 맞이한 두 똥그리덕에 매일 새로운 곳으로 일상여행을 떠나고 있다. 오늘은 롯데월드몰 아티제 서점에 가서 우리 셋이 각자 좋아하는 책 한 권씩을 사 왔다. 나는 그 유명한 벽돌책, 원칙을 집어 들었다. 후보로 5권의 책을 읽었는데 최종 선발된 이 책은 첫 장에서부터 내가 그 책을 사야 할 강력한 에너지를 뿜어대고 있었다.


레이 달리오의 원칙


"내가 인생에서 이룩한 성공은,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아는 것보다는 알지 못하는 것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정말이지 너무나 완벽한 이 문장을 어디까지 해석을 할 수 있을까..

내가 현재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모르는 것들을 혼자 써보았다. 쓰다 보니 정말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였구나 하는 현타와 함께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해 지금껏 어떤 원칙을 가지고 해결해 왔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나는 어떤 원칙을 가지고 있었나

나는 사실 덜렁이다. 뭔가 할 일이 생기면 말부터 꼬이고 생각이 많아진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스스로 매뉴얼을 세워두지 못했던 것이다. 매번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부분에 대해 해결책을 전혀 갖고 있지 않는 것을 인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나를 인정하니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어 내 인생의 원칙이 무엇이었는지 재점검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완벽한 도식

첫 페이지 첫 문장에서부터 정체되어 생각이 많아졌는데 몇 장 안 넘어가서 이런 완벽한 도식을 보게 될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쉽고 완벽하게 설명된 이 그림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현자의 말은 너무나 쉽다. 나도 생각할 수 있는 그림이지만 설명할 경험이나 완벽한 예시를 다양하게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데 지식과 경험의 허약함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나의 처지가 선명하게 보인다. 그래서 오늘부터 천천히 읽으며 거인의 어깨에 살포시 앉을자리를 마련해보려고 한다.


715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읽으며 종종 함께 이야기 나누려고 생각 중입니다. 아낌없는 조언과 댓글 부탁드려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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