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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것들의 노래

by 이혜연


겨울이 지나자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고개를 들었다


봄은 살아있는 것과

이제는 지워진 것들의

경계선


비로소 확연히 보이게 되는

생명 있는 것들의 축제


봄은 따뜻함을 상징하는 '불(火)이 오다'와 '보다'의 명사형이 어원이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겨울은 모든 것이 다 죽어있는 듯 보이지만 그 계절 끝에 우리는 살아있는 증거를 보게 되는 봄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것은 어쩌면 바람의 노래이기도 하겠지요.

시련이라는 바람을 받아들였는가에 대한 생각이 겨울을 더 춥게도 만들기도 하고 봄을 더 꿈꾸게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내가 받아들였는지, 이겨냈는지와 관계없이 겨울은 반드시 오게 되고 때가 되면 바람은 다시 봄을 데려오는 질서를 향해 나아갑니다.


꽃샘추위가 있는 봄날.

바람이 깨어나는 생명들을 다시 한번 흔들어댑니다.

신이 음계를 가지고 음악을 연주한다면 지금 이 시기는 어떤 악기가 어울릴까요?

저는 오늘 조용필 님의 '바람의 노래'를 듣습니다.


"살면서 듣게 될까

언젠가는 바람의 노래를

.

.

.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았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바람은 피해 가는 것이 아닌 함께 흘러가는 것임을

봄날 초입에 나지막이 흥얼거려 봅니다.


https://youtu.be/J_067MeuFUw?si=zqiMrRNM9K7SYxY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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