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다인생에 읽어야 할
딱 한 권의
책이 있다면
그것은
내 마음일 것이다
여기에는
수 억년의 전설이 새겨져 있고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솜씨와
할머니의 할머니의
지혜가 있다
아버지의 아버지의
강인함도
어머니의 어머니의
인자하심도 있다
다만
아직 어린 내가
방을 어지럽히고 있을 뿐
구하고자 하는
모든 것
이루고자 하는
그 모든 것이
내 안에 있다
사람들은 살면서 뇌의 10%로도 못 쓰고 살아간다고 한다. 그 말인즉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의 90%는 아직 찾지도 못하고 펼치지도 못했다는 말일 것이다.
나는 강도에게 손발을 묶이고 칼로 위협을 당하며 시신경이 손상될 정도로 맞은 적이 있다. 이후 밤이 너무 무서웠다. 방 한가운데서 자는 게 불가능해서 문 뒤에 쪼그려자거나 나중에 함께 살게 된 친구의 침대 밑으로 들어가 숨어 자기도 했다. 해가 지면 밖으로 안 나가는 아주~범생이 아닌 범생이 삶을 몇 년간 살았다. 그런데 문득 스스로 물어보게 되었다. 어쩌다 일어난 일에 네 평생을 이렇게 가두고 살고 싶니? 넌 자유롭게 , 소풍처럼 즐기며 삶을 살고 싶다고 했잖아!!
맞다. 난 하루하루를 여행자처럼 살고 싶은 꿈이 있었다.
그래서 이왕이면 가장 힘들 것 같은 도전으로 두려워하는 내 과거의 그림자를 끊어내고 싶었다.
12월 31일, 태백산 야간산행.
그야말로 어둠뿐인 길을 헤쳐나가며 처음에 나는 왜 이리 무모한가라는 후회로, 다음엔 이런다고 정말 내 두려움이 한순간 사라질까 하는 의심으로. 조금 더 가다간 중간에 내려갈 수없겠지.. 하는 연약한 마음으로 더듬더듬 정상을 향해 올라갔었다. 하지만 절반을 넘어서자 어둠이 얼마나 완벽한지, 그것을 선택하고 도전한 나 자신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하얗게 얼은 주목 군락이 펼쳐진 정상에서 본 일출은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잊을 수가 없다.
산을 내려오며 깨달은 건
오늘 내가 불행한 건 과거의 내 불행 때문이 아니라
그걸 붙들고 있는 현재의 나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하려고 마음먹는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세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아름답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힘든 일이 있거나 도전할 일이 생기면 그때 그 어둠 속에서 느꼈던 것들을 꺼내보며 다시 일어설 힘을 갖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