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미생을 드라마로 처음 보고 어떻게 이런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있지? 하는 감탄과 경외심에 윤태호작가님의 만화원작을 모두 읽었었던 적이 있다. 그렇게 팬이 되어 이끼, 로맨스, 내부자들을 읽었는데 그의 필력과 세심함에 더욱 빠져들게 되었었다. 어제 새마을 문고에 갔다가 미생 14권을 대여해 왔다. 책은 제3회 삼성화재배 결승 5번기 제5국의 마샤오춘 구(九) 단과 이창호 구(九) 단의 대국장면이 각 단원의 이야기의 복선이며 이끄는 안내자역할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과 놀이터에 있을 때, 집에서 아이들 책을 읽어주기 전 잠깐씩 보며 다 읽었는데 오늘 아침 그림 그리기 전에 다시 한번 읽었다. 필사라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스토리 능력을 모방하고 싶었다. 예전에 드라마작가 협회에서 공부할 때 노희경 작가님의 <거짓말>을 필사했었는데 그때 너무 높은 벽을 실감하고 겁을 먹었던 적이 있는데 미생의 윤태호작가님의 작품도 그렇다. 대사 하나하나, 표정하나하나가 다 꿰뚫어 하나로 완성되는 퍼즐 같은 느낌이 든다.
미생
미생-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에서는 일반 중소기업에 다니는 샐러리맨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한 번도 회사생활을 해보지 못한 나는 그들의 언어가 낯설기만 하다. 작가도 나처럼 회사에 다닌 적이 없어 글을 쓸 때 여러 명의 미생들에게 제보를 받으며 작품을 이어갔다고 한다.
미생을 읽으며 중간에 유튜브로 윤태호작가님이 출연한 것들을 찾아보았다. 학창 시절부터 그림에 자신이 있어 그림만 그렸는데 막상 작가가 되니 글이 부족해 다시 필사부터 시작해서 공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혼자서 같은 소재로 스릴러를 써보다가 코미디를 쓰고, 드라마를 다시 써보는 식으로 자신의 글을 훈련했다는 말을 들으며 나의 부족한 노력을 돌아보게 되었다.
모든 인생은 아직 미완이기에 오늘 걸어가는 한걸음 한걸음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나는 진짜 아름답게 살아냈는지 반생 하게 된다.
무려 12년 동안 연재했던 미생을 이번에 완결하셨다고 하니 다시 한번 존경하는 마음과 함께 축하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