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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계절

by 이혜연
모두의 계절

새벽에 무얼 그릴까 고민하다가 지난주 대부도에서 아이들과 함께 갯벌에서 조개, 소라게, 새우등을 잡았던 추억이 떠올라 그려봤습니다. 매일 새벽 그림을 그리기 전 잠깐의 명상과 함께 짧은 독서를 하는데 레이달리오의 원칙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있었습니다.

"진화는 인생의 가장 위대한 성취이자, 가장 큰 보상이다."

어쩌면 지금은 또 다른 진화를 위해 죽음과 침묵의 계절을 탈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김밥을 싸서 아이들과 함께 과천 동물원 가는 길.

어제 내린 비로 연둣빛 여린 잎사귀들은 더욱더 세찬 생명력으로 하늘을 향해 솟구치고 있었습니다.

푸른 것은 더욱 푸르러졌고 하얗고 향기로운 것들은 짧게 끝나버리는 화려한 시기를 맘껏 자랑하며 해사한 모습으로 피어있었습니다. 겨우내 둘러보지 못한 동물원엔 렛서판다도 새로운 식구로 자리 잡고 있었고 안내판들도 새 단장을 해서 더 정돈되고 아름다운 동물원이 되어있었습니다. 나무그늘에서 도시락으로 싸간 김밥과 떡, 토마토를 먹고 동물원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코끼리 우리 근처 아이들 놀이터로 갔습니다. 그곳은 계곡과 작은 실게천이 흐르고 있어 아이들은 물속에 들어가 바위를 들춰보며 수중 생물들을 잡으며 놀았습니다. 도심 속 이렇게 온전히 푸른 곳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봄의 생명력이 넘치는 곳에 젊은 연인들과 아이를 동반한 가족, 노부부 등 모두의 계절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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