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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속으로
by
이혜연
Jun 15. 2024
그 여름 속으로
바람이 없는 날은
자전거를 타자
훅훅 숨이 막히는 날
실바람 한 줌 없이
몸을 옥죄며 녹여버릴 듯 쏟아져 내리는
저 화염 같은 열기 속을
가위로 갈라내 듯
가느다란 길 달리다 보면
그늘 하나 만들지 못하던 정오의 그림자가
자전거보다 더 길게 늘어질 때쯤
문밖에서 기다리던
가을을 만날 수 있으리라
숨이 답답한 어느 날
녹아내리는 나 자신이 두려운
그 여름 속에서
우리 자전거를 타자
잊혀버린 어제와
오도 가도 못하는 무거운 오늘
날 선 두 바퀴 위에 위태로이 앉아 울지 말고
작은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바람을 만들자
그렇게
내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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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바람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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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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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매일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읽는 마음을 그리는 작가 난나입니다. 하루 한장 그림을 매일 하고 있어요. 저의 글과 그림이 위로가 되고 길이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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