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년생 형제를 키우는 재미 중에 하나는 둘째의 애교가 있다. 아들 둘이면 여자아이처럼 살갑게 대하는 아이가 있다더니 둘째는 정말 말도 예쁘게 하고 눈웃음도 예쁘다. 하루에도 몇 번씩 눈을 마주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얼굴 가득 미소가 떠오른다. 그럴 때 둘째에게 "넌 누굴 닮아 이렇게 예뻐?"하고 물으면 "예쁜 건 엄마, 멋진 건 아빠, 개구진건 형아 닮았어."라며 가족을 모두 언급하며 씩 웃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다.
첫째는 첫째대로 콧대 없이 보들보들한 콧방울이 귀엽고 웃을 때 살짝 들어가는 볼우물이 사랑스럽다. 각자 예쁜 건 예쁜 대로 모자란 건 모자란 대로 반짝반짝 아름답다. 구역별로 잘 가꿔진 정원을 보고 느끼게 되는 아름다움과 두서없어 보이더라도 들판에 무작위로 피어있는 꽃들을 볼 때, 왠지 모르게 더 자연스럽고 사랑스럽다는 감정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척박한 땅에 돌보는 이 없이도, 자신의 어떤 것들로 꾸미고 과시하지 않아도, 무사히 싹을 틔우고 잎을 내어 꽃을 피운 것만으로도 모두가 반짝반짝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