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하디 순할 것 같은 형아는 아홉 살이 되면서 부쩍 자기주장이 많아졌다. 하지만 그런 형이 너무 좋은 한 살 어린 동생은 언제나 형 바라기가 되어 일거수일투족 형의 그림자를 쫒으며 간다. 누군가 놀이터에서 먹을 것을 주거나 엄마인 내가 따로 뭔가를 사주려고 할 때도 항상 형 몫을 먼저 떼어놓으며 아끼고 기다리는 동생. 늦은 나이에 첫째를 낳을 때까지만 해도 둘째는 생각도 못했는데 천운으로 연년생 둘째를 낳고 키우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둘이어서, 형제여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점점 더 많이 들고 있다. 아들 둘 키워서 뭐에 쓸 거냐며 할머니들이 말씀하시지만 그래도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 덕분에 웃을 일도 많고 사랑도 많이 받으니 그저 고맙고 감사한 마음뿐이다. 형은 동생이 있어서 동생은 든든한 형이 있어서 의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평생 서로가 서로의 안식처가 돼주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