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싸늘해진 새벽의 온도가 그리운 사람을 부르고 있다. 누군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손끝이 따스해지고 다극다극 잇새 부딪치는 추위도 사그라든다. 인사동 아트페어에서 전시를 하고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오래간만에 인사동으로 향했다. 일이 있는 신랑은 오후 늦게 합류하기로 했기 때문에 연년생 형제와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아이들 얼굴도 설렘으로 단풍이 들어있는 모습이었다.
자고로 혈기왕성한 8살, 9살 연년생 아들들의 입과 행동을 자제시키려면 먹을 것 만한 것이 없기 때문에 안국역에서 내리자마자 군밤을 입에 물려줬다. 초입부터 많은 작가님들의 개인전이 갤러리마다 형형색색으로 펼쳐져있었다. 눈도 즐겁고 마음도 즐거운 나들이를 그림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아이들과 즐길 수 없었으리라.
주말의 인사동은 그야말로 국내외국인들이 줄지어 길을 걸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낮에도 바람이 불어 조금 쌀쌀했지만 오래간만에 사람 보는 재미, 그림감상하는 재미, 색다른 간식을 먹는 재미로 신나는 하루를 보냈다.
본격적으로 가을, 축제가 시작되었습니다.
대문밖만 나서도 초록을 벗은 노랑, 빨강의 낙엽들이 거리를 저마다의 몸짓을 가지고 바람을 타고 춤을 추고 있습니다. 그저 신발을 고쳐 신고 나서기만 해도 삶의 한가운데, 축제의 현장이 펼쳐지는 날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