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스스로 괴롭고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는 때가 있는데 엄마인 내가 아이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느끼며 절제되지 않은 감정의 칼을 마구 휘두르고 있을 때다. 그 상황이 끝나면 구겨진 쓰레기처럼 성난 표정으로 남겨진 내가 보일 뿐이다. 감정적으로 아프게 하지 말자고 다짐하고 다짐해 봐도 왜 항상 실패하게 되는 걸까. 육아를 하다 보면 스스로 자신에 대해 잘 포장해 왔던 민낯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전에 울컥한 감정이 쏟아져 나와 그걸 '잘못된 길로 갈까 봐' '네가 그렇게 행동했기 때문에''여러 번 경고를 줬는데도 말을 안 들어서'와 같은 이유로 포장하기 바쁠 때도 있다.
역사적으로 성군은 별로 없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있는 듯 없는 듯한 권력을 가지고서도 어느 시대보다 백성들의 삶이 평안하고, 그들이 꿈을 꾸며 살 수 있도록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내 아이들과 신랑으로 구성된 내 가정 안에서도 폭군인 내가 논할 일은 아니지만 어느 때보다 어려운 이때 먼 이국땅이나 우리 땅에서도 이제 그만 성군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