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여 년 만에 첫눈이 폭설이 되어 내리던 날들이었다. 그런데도 도심의 눈들은 힘없이 녹아 하염없이 내리던 눈의 흔적을 지워내고 있었다. 아침에 아이들 등교시키려고 나가 보니 골목이며 대로가 말끔히 치워져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도 자전거를 태워달라고 해서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자전거로 등교를 시킨 후 20분 거리의 아르바이트 장소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 지 5분여 만에 정확히 예측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길은 녹다 만 눈들이 얼음이 되어 자전거 바퀴가 흔들릴 정도로 미끄러웠다. 달리는 것이 아니라 브레이크를 조금씩 걸며 위태위태한 곡예운전을 하며 온몸에 근육을 긴장시키며 달렸다.
바로 보이는 거리, 한 치 앞만을 보고 다른 제반사항이며 변수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되어 공포의 출근길을 후회반 두려움 반으로 보냈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믿는 순간, 인생은 예측 불허가 되곤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