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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되는 온기

by 이혜연

많은 것들을 품고 있는 자연은 가장 낮은 곳부터 온기를 채워나간다. 얼었던 땅을 녹이고 물을 깨워 흐르게 하면 작은 앉은뱅이 꽃들을 수줍게 피워낸다. 아주 작은 틈바귀도 놓치지 않고 겨울을 견뎌낸 생명들에게 다음 생을 축복해 주는 것이다.


마른 것들 사이로 뾰족뾰족 새살들을 틔우고 차가운 하늘을 노란 햇살로 녹일 것이다. 낮은 곳부터 포근한 향기로 땅을 채우고 나면 나무들이 물길을 끌어다 새순을 내고 하늘을 채워갈 것이다.


그렇게 우리 모두 봄 속에서 새로 태어나는 날들을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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