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년생 형제를 키우다 보면 두 아이의 성향이 확연히 달라 위태위태한 시간을 보낼 때가 있다. 가령 보드게임이나 승부가 나는 게임에서는 마지막에 꼭 싸우고 서로의 억울함을 토로하다 울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또 다른 놀이, 즉 함께 이야기를 만들면서 노는 게임에서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받고 다시 얹는 과정에서 더없이 신나는 세계를 만들어 내곤 한다. 너무도 다른 둘의 이야기가 서로의 시너지가 되어 어디서도 보지 못한 상상의 나라를 만들며 재밌게 모험을 떠나며 서로를 응원하기도 한다.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은 공간적 제약을 받는 것만큼 둘 사이의 마음의 경계도 세워둬야 할 때가 있다. 어디까지 다가서도 되는지, 어디쯤에서 내가 움직이고 어느 때쯤에서 상대가 기다려줘야 하는지 리듬을 타듯 의중을 읽어야 오해가 적다. 그 사이에서 대화뿐만 아니라 눈빛이나 호흡, 굳은 어깨, 툭툭 망설이듯 발끝을 차대는 모든 행동들이 상대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몸으로 하는 말들은 마음에서 나오고 마음은 생각에서 비롯되며 다시 그 생각대로 감정을 표현하고 행동을 반복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없다면 여전히 나를 무시하는 사람, 무관심한 채 자기 이익만 좇는 사람이라며 비난을 받기도 거리가 멀어지기도 한다. 그러니 누군가와 함께 하기 위해서 우리는 좀 더 스스로의 표현방식이나 생각하는 방향을 잘 살펴보고 그 범위를 상대에게 알려주는 것도 원활한 소통이 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방학 내내 연년생 형제와 함께 하며 엄마로서 가장 많이 하는 것도 서로의 경계를 세워주는 일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나이가 많든 적든, 경험이 풍부하든 빈약하든 언제나 관계가 가장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