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이 좋은 곳은 폭폭폭 굵은 어둠을 뚫고 폭죽처럼 봄꽃이 한창인데 변덕스러운 삼월의 끝자락엔 미리 나온 꽃이 무색하게 눈이 휘날리고 있습니다. 바람도 서늘해서 행여 여린 꽃잎이 상할까 걱정도 되지만 얇은 비단 같은 꽃잎들은 흔들리고 바람에 휘둘리면서도 고운 잎새를 놓치지 않고 봄을 살아냅니다.
아르바이트도 없고 신랑도 오래간만에 쉬는 날이기에 늦은 아침을 먹고 함께 여유를 부려봅니다. 평소라면 다시 들어갈 일 없는 이불 속도 꽃샘추위가 거세다며 둘이서 꼭 안고 게으름을 피웁니다. 서로의 품 안에서 온기를 찾는 이 시간들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더 해줍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포켓몬에서도 성장을 하고 진화를 하려면 자신의 한계를 한 번씩 뛰어넘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 그걸 믿어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과 마음으로 연결되었을 때 그 힘이 배가 되고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힘을 얻는 걸 보면 살아가는 건 모두 비슷한가 봅니다.
봄이지만 추운, 그렇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날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꽃을 피우는 시기는 모두 다르겠지만 언제든 햇살처럼 나를 안아주는 따스한 존재들이 있어 오늘도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