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종종 싸움을 한다. 사소한 말다툼부터 언성을 높이는 비난까지 서슴없다. 하지만 그런 날들은 남편이 팔 베개를 해주며 식어버린 체온을 데워주는 밤이 되면 사소한 것이 되곤 한다. 낮동안의 번잡함도 고집스러운 외로움도, 아주 하찮은 것이 되어 봄 눈 녹듯 녹아내린다. 사람의 온기라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것임을 깨닫게 된다.
아주 멀리서부터 허기지듯 고독의 길을 걸어왔대도, 너덜 해진 몸으로 상처투성이 걸음을 절뚝이며 마침내 밤 속으로 스며들었다 해도, 폭 안아 감싸 쉬게 해주는 당신의 온도가 잠을 부르고 다시 꿈꾸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