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년생 형제를 키우다 보면 기도할 일이 많아진다. 높은 곳을 보면 올라가야 하고, 차가 오는지도 모르고 불쑥 뛰어가기도 한다. 축구를 하다 태클에 걸리기도 하고 장난한다며 서로 때리다 진짜 싸움이 될 때도 있다. 그래서 엄마의 기도가 하루하루 꾸준히 늘어난다. 그중에서도 서로 사이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부모로서는 가장 큰 바람이 될 것이다.
이제 2학년으로 올라간 둘째는 학교에서 다양한 수업을 하는데 얼마 전에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소개하는 글쓰기를 했다. 당연히 엄마인 줄 알았던 녀석의 반전이 있었는데 연년생 형이 가장 좋다며 소개글을 작성한 게 그것이다. 평소에도 형아바라기인 줄은 알았지만 글로 보니 새삼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형이 하는 일은 뭐든 좋아 보이고 멋져 보이는 둘째는 홀로 독립해 방을 혼자 쓰겠다는 형에게 군말 없이 청소를 돕고 책 옮기는 걸 돕더니 자꾸만 형의 독립된 방에 가서 놀고 싶어 한다. 말로는 동생이 들어오는 게 싫다면서도 동생을 보는 눈에선 항상 꿀이 떨어지는 형이라서 더 그런가 보다 싶다.
형은 동생의 옷가지를 여전히 살펴주고 둘째는 그런 형아의 그림자를 졸졸 따라가는 모습이 볕 좋은 날 마당을 돌아다니는 노란 병아리 같아서 더 사랑스러운 봄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