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입시 전문가 선생님은 누군가에 대해 설명하면서 경쟁에서 밀려서 도태된 거라는 말씀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셔서 듣기가 불편했습니다.
아이들이 언제 공부를 열심히 합니까? 시험 기간에 열심히 합니다. 그러면 계속 시험 기간을 만들어주면 되는 겁니다.
바로 자신이 경영하는 학원이 그런 환경을 조성해줄 것이며 그렇게 되면 아이들이 항상 긴장한 상태로 공부에 매진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제가 농담인 줄 알고 너무 깔깔거리며 웃는 바람에 입시 전문가님은 정색을 하고 저를 바라보셨습니다.
요새 고등학생이 아니기를 얼마나 다행입니까? 계속 시험 기간을 만들어주면 된다는 말이 진심이었다니 소름이 끼치더군요.
오늘 고등학교 입시설명회에는 우리 가족 넷이 모두 참석하였습니다.
앞에 선생님께서 대학 입시 결과와 입학 전형에 대해 안내를 하시는 동안 제 뒷자리에 앉은 큰아이가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턱으로 제 어깨를 찍어서 비명이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아야 했고 제 옆에 앉은 작은아이는 졸다가 의자에서 떨어질 뻔했습니다. 설명 중반에는 뒷자리에 앉은 큰아이가 손을 뻗어 제 머리카락을 잡아당겨서 제가 아이 머리통 때리고 주먹을 들어 보이며 그런 행동을 중단하도록 아이를 위협해야 했습니다. 둘 다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고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더군요. 나중에는 큰아이가 제 머리카락을 이빨로 살며시 물어뜯어서 너 집에 가면 아주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은 팬터마임을 해 보여야 했습니다.
아랫입술을 꽉 물고 주먹을 들어 보였다가 주변을 둘러보니 너무 창피하더군요. 다른 학생들은 다들 똑똑해 보이고 우리 아이들만 부산스러운 것이 속상해서 한숨이 나왔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도대체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어.
그러게 말이야.
집에 돌아와서 남편에게 아까 있었던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식탁에 앉은 제 앞에서 그 남자가 고릴라 춤을 추면서 듣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가 고릴라 춤을 추고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