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을 품은 거대한 가스페 해안 반도

by 라 러쉐


퀘벡에 거주한 지 어언 삼십 년이 다 돼 가는데 나는 퀘벡 근처를 여행해 본 적이 별로 없다.

여름휴가를 맞는 칠월이 되면 자동적으로 휴가지 선택으로 인해 항상 많은 사람들이 고민에 고민을 하곤 한다.

그리고 퀘벡사람들 대부분의 선택지는 미국 메인주에 있는 Old Orchard Beach이다.


퀘벡시에서 한 네 시간 정도 차로 달리면 북태평양을 끼고 있는 Old Orachard Beach의 푸른 바다와 거대한 길이의 모래사장을 만날 수 있다. (모래사장 길이 약 11 Km)

그리고 그 옆으로는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우리나라 포장마차식의 작은 식당들을 겸비한 보드워크가 나온다.


음… 여기도 휴가지로 괜찮긴 한데…

하지만 나와 내 남자 친구는 퀘벡주에 있는 우리가 못 가본 장소들을 선택하기로 했다.

타두싹, 피오르 드 사그네, 가스페 등등

찾아보니 참 아름다운 곳들이 너무 많았다.

어디를 가야 할지 망설이는 와중에 회사동료의 추천으로 가스페를 가기로 결정했다.

오케이! 가스페! 알롱지 (Allons-y)!


가스페는 캐나다에서 대서양과 가장 가깝게 맞닿아 있는 지역 중 하나이다.

퀘벡시에서 한 다섯 시간 정도 달리다 보면 나오는 길 Route 132는 캐나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로 끝없이 펼쳐있는 해안절벽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참고로 퀘벡시에서 가스페 까지는 차로 대략 여덟 시간 정도 걸린다.)


높이 솟은 웅장한 산들을 오른쪽으로 끼고 왼쪽으론 끝이 보이지 않는 대서양을 만끽하면서 드라이브를 하고 있노라면 지금 이 순간만큼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 일거다라고 착각도 해본다.

게다가, 삼사십 분 사이로 마주치는 해안벽 근처에 위치한 고즈넉한 어촌 마을들, 절벽과 대서양이 만들어내는 일몰의 광경을 더해서 그야말로 우린 숨이 딱 멎을 정도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우리는 어촌마을이 나올 때마다 여기가 이렇게 예쁜데 다른 데는 별로겠지 생각하며 잠깐 들러서 화장실도 가고 카페라테도 하나 사 마시며 그 마을의 멋을 한껏 만끽한다.


그러다 좀 달리다 보면 조금 전 보다 더 예쁜 마을이 우리의 눈을 또 자극한다!

지금 후회가 되는 건 그 예쁜 어촌마을들의 사진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가는 길이 멀다 보니 사진 찍을 여유도 없었나 보다.

그저 머릿속에 그림으로 남겨둘 수밖에….


일곱 시간 반 만의 운전 끝에 우린 모텔 간판을 발견하고 무작정 차를 새웠다. 급하게 떠난 여행이었기 때문에 어디서 묵을지 몰라 호텔 예약을 아예 하지 않았다.

약간 걱정하면서 들어간 모텔엔 다행히 남은방이 몇 개 있었다. 캅 데 로지에르 (Cap des Rosiers)”라는 마을이었다.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커피 한잔을 들고 아침햇살이 눈부신 모텔 뒷마당에 있는 피크닉 테이블로 향했다.

전날 늦게 도착한 탓에 모텔 뒤편의 모습이 어떤지 미처 보질 못했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저 믿지 못할 광경에 난 넋이 나간 사람처럼 한동안 말을 잊지 못 했다.

해안절벽이 보이는 가스페 반도의 최북단에 위치한 그 유명하고 거대한 효리용 국립공원 (Forillon National Park)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구릉과 산이 많아 국제 애팔래치아 트레일이 이 반도를 종단하고 있기도 하며 캠핑 마니아들에겐 안성맞춤인 것이 바다, 절벽 그리고 숲 등을 모두 겸비하고 있어서 다채롭고 신비한 경험들을 많이 할 수 있다.


다음에 이곳에 다시 오면 바다와 붙어있는 저 맨 끝자락에서 꼭 캠핑을 하리라!


다음날 퍼세 바위 ( Rocher Percé)로 가기 위해 다시 페달을 밟고 우린 드디어 가스페의 랜드마크인 퍼세에 도착했다.


”와우!! “ 정말로 말로만 듣던 저 거대한 바위섬!!

가파른 절벽과 아름다운 자연이 너무나 잘 어우러진 이 매혹적인 큰 바위섬에 난 순간 매료 되어 버렸다.

16 세 기초 최초의 프랑스 탐험가 자크 카르티에 (Jaques Cartier)가 이곳에 도착하여 암석층의 세 개의 아치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중 두 개는 수년 후에 사라졌고 현재 아치도 사백 년 후엔 사라질 거로 예상한다고 한다.

내가 사백 년을 살건 아니지만 가능한 한 자주 왔으면 한다.


작은 페리를 타고 우린 마지막 여행지인 “보나벤처 섬” ( Île Bonaventure)로 떠났다.

이 섬은 퀘벡주가 1971 년에 퍼세 바위섬과 같이 동시에 매입했다.

28만 마리가 넘는 조류가 서식할 수 있는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접근성이 좋은 조류 보호 구역으로도 유명하다.

난 새들이 너무 많아서 (특히 가넷: Gannet) 혹시 내 머리 위로 새똥이라도 맞을까 염려했는데 다행히도 새들이 교육을 잘 받은 모양이다. 오히려 얌전히 앉아서 손님들한테 자기네들 만의 우아함을 잘도 선사하고 있다.

가스페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또 한 가지가 있다면 여기의 특산물인 랍스터이다!

랍스터 어획지로 유명한 이곳에서 갓 잡은 신선한 해산물을 맛보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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