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지 연가

마음에 고향

by 이창훈 리 갤러리

*미륵사지 연가

누구에게나 마음에 고향 같은 장소가 있습니다

마음에 고향처럼 내게 쉼을 허락하는

장소로 다가와 빛을 발하는 미륵사지,

어린 시절 주변에서 가장 높은 산

미륵산을 바라보며 동경하면서 자랐기에

청명한 날에 바라보는 미륵산 치마바위가

신비로웠습니다


어릴적 교과서에서 수록된 '큰 바위 얼굴'

(너새니얼 호손)의

단편소설을 읽은 후부터는 치마바위는

어린 내게 '큰 바위 얼굴'로 간직된

가보고 싶은 곳이었지요.

어느 날 7살 위의 형과 5살 위의 누나가

집에서 삼십 리가 넘는 미륵산에

개구리 잡으러 간다고 걸어서 갔다

초췌한 모습의 개구리 소년, 소녀가 되어

돌아와서 아버지에게 무척 혼이 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내게는 더욱 멀게 느껴지는

동경에 산이 되었지요

또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고등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가장 친한 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처음으로 미륵사지에 가서

탑 안에 들어가 이곳저곳 살펴보던 추억,

그때는 부서진 한쪽을 시멘트로

발라놓은 국보 11호 미륵사지석탑은

관리되지 않아

을씨년스러웠고 주변에 토끼풀만 무성한

볼품이 없는 곳이었지요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

미륵사지는 나를 사유하게 하는

마음에 고향이 되어 있습니다


미륵사지 개발이 시작되어

동탑을 다시 건립한 뒤

국보 11호 미륵탑을 해체해서 다시 복원하고

사리장엄.... 등 유물을 출토해서 고증하고

국립박물관이 유치되어 유물들을 모아 전시된

국립 미륵사지 박물관이 탄생했습니다

아직도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절터가 모두 복원된 지금의 미륵사지는

참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건물이 없는 절터는 잔디밭이 골프장처럼

펼쳐져 있어 확 트인 공간에서

고운 하늘과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 되었지요


미륵사지는 많은 설화가 있습니다

아직 고증이 되지 않은 설화가 많아서

더 신비로운 미륵사지


"선화공주, 서동요, 무왕, 사택비(사택왕후(沙宅王后)는 익산 미륵사지 서탑을 해체하는 작업 도중 2009년 1월 금제사리봉안기(金製舍利奉安記) 명문을 통해서 그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그녀는 백제의 좌평 사택적덕(沙宅積德)의 딸로서 백제 무왕의 정실 왕비였다.

무왕 치세 후반에 미륵사(彌勒寺) 창건을 주도하였음이 밝혀졌다.)"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백제 왕도의 스토리가

숨 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기록된

백제 역사유적지구 미륵사지이지만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아쉽습니다


나는 고향 집에서 미륵사지와 조금 더

가까운 장소에 매장을 짓고 자리를 잡아

새벽에는 미륵산 넘어서 떠오르는 여명을

매일 바라보며 하루를 감사로 시작하고

저녁에 자주 미륵사지를

방문합니다


미륵사지 서탑과 동탑 앞에 있는 두 개의

작은 호수는 저녁시간이면 비경을 연출합니다

호수와 미륵 탑, 미륵산을 바라보며

창의적인 벤치에 앉아 선들선들 불어오는

저녁 바람을 마주하면 세상을 다 가진듯합니다


작지만 서정적인 두 개의 작은 호수에

자연스러운 조명이

밝혀져 있어 호수에 비친 탑과 나무의

그림 자을 볼 수 있는

야경과 노을이 한 폭의 명화가 되는 곳입니다


비가 오면 빗방울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

눈이 오면 조명을 친구 삼아 함박눈 음악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언제나 내 마음에 힐링을 주는

내 마음에 고향입니다


확 트인 공간이어서 장마철에도 거미줄이

산책을 방해하지 않는 새소리 풀벌레 소리와

벗 삼아 거닐 수 있는 가장 좋은

산책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큰 바위 얼굴'에서 얻은

교훈을 생각하며

미륵사지를 산책하고 싶습니다


"작가인 너새니얼 호손은 청교도 집안에서 태어나 대표작 《주홍 글씨》(1850)를 비롯하여 교훈적 경향이 강한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

이 작품 또한 그러한 경향의 작품이다.

즉, 위대한 인간의 가치는 돈이나 명예나 권력 등의 세속적인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자기 탐구를 거쳐 얻어진 말과 사상과 생활의 일치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문학자이자 시인인 피천득 (皮千得)이

번역하였다."

(지식백과에서)


미륵사지에서 위대한 인간의 가치를

동경하는 마음으로

미륵사지에 미륵탑을 큰 바위 얼굴 삼아

오늘도 끊임없는 자기 탐구를 하고 싶은

감성과 열정으로

인생의 가을을 향유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