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가을의 문턱에서

기도

by 이창훈 리 갤러리

가을 산을 닮은 노을,

주홍으로 물든 하늘에

묻어 있는 가을이 소곤거립니다


진한 녹음으로 덮인 들판에

연녹색 색조가 넘실 거려

가을을 찾는 마음 들여

가까이 가보니

벌써 벼 이삭이 피고 있습니다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려도

가을의 내음이 곳곳에 향기가 되는

여름의 끝, 가을의 문턱입니다


조석으로 부는 시원한 바람이

서늘바람으로 느껴질 때에야

가을의 존재가 확연하게 드러나겠지만

살짝 보이는 가을이 향기로 다가옵니다


겸손하게 고개 숙이는 여름꽃이

가을꽃과 하이파이브하는 이런 계절엔

누군가에겐가 편지를 쓰고 싶어 집니다


내 감성의 열매를 모아

당신이 그립다고 편지를 쓰겠습니다


마음에 파도가 일면

잠잠하라, 마음을 다독이고


마음에 파도가 일면

나에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당신께

자유로울 수 있도록

진실하라, 내게 간구하며

당신의 사랑과 자비를 원하는 눈빛으로

당신께 기도 편지를 쓰겠습니다


마음에 파도가 일면

당신께 모든 것을 맡기지 못하는

성숙하지 못한 믿음을 회개하고

자신을 다시 돌아보겠습니다


당신이 주신 이 계절을 사랑하기에

세상의 모든 것을, 세상의 모든 사람을

더 넓게 사랑하려 노력하겠습니다


곧 펼쳐질 황금빛 들판에 서서

기쁨으로 출 감사에 춤을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