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해소약 시장 조사
Market Research - U&A Study
어제 저녁에 반주하고, 집에가서 자기전에 와인한잔 했는데
아침부터 신중한 보고서 작업이 있어서 숙취해소약을 먹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매우 깔끔하고, 잠도 잘잔거 같다. 그리고 오후 되서도, 다른날보다 활기차다.
아주 오래전, 나도 기억이 이제 잘 안나는 마케팅 조사 (Marketing Research) 관련 이야기 를 하려 한다
본제품은 해당글과 전혀 관련 없는데, 내가 즐겨 먹는 숙취해소제라 사진 찍었다. 어느 외국계 마케팅 리서치 회사에 소비자 조사 (UAS: User & Attitude Study)가 들어왔는데,
숙취해소약 제조사가 자신들의 제품을 술을 마시고 나서 제품 섭취할때 와, 마시기 전 섭취할때, 많이 마실때, 적당히 마실 상황에 맞는 실험을 해서 사용자들의 태도, 의견? 등에 대해서 듣고 싶어 했다.
당시 이 조사 회사에선, 일단 남녀, 연령대별을 모집 하기 시작 했다. 물론 법에서 정한 나이대 이상으로
조사에 참여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회사에 근무하는 지인이 내가 아는 사람들을 숙취해소약 조사에 참여 시켜달라고 부탁을 받았다. 전체 모집인원은 100명 수준이었다.
조건은 파격적이었다.
술공짜, 안주공짜, 그리고 조사 응답자 사례비 20만원
내가 그 조사에 응하지 않은게 지금도 후회 된다. 시간이 맞지 않아서 참가를 못했었다.
아마 5명 정도 직장다니는 후배들을 소개 했는데, 조사가 끝나고 전화가 와서 "이런거 있으면, 자주 알려달라고 할 정도로 좋았다" 라고 전해 들었다.
조사장소는 일반 술집으로 할수 없었다고 한다. 통제되며, 응답자들이 술마시는 걸 봐야 하기 때문에 그야 말로 그집 ... 이었다고 한다. 그집은 내가 굳이 여기서 말 안해도 알듯.
단, 그분들은 안들어 오고, 남자는 남자끼리 방안에서 마시는데, 조사에 Bias 생길까봐 아는 사람들은 절대로 한방에 안 집어 넣고, 조사원이 자 술 마시세요 하면 마셨다고 하고, 일정량이 못넘기게 즉 꽐라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본인의 주량대로 마시게 디자인을 했다고 한다.
응답자로 간 후배는 처음 5분간은 모르는 사람 10명이서 한방에 모여서 술을 마시려다 보니 서먹했는데 5분도 채 안지나서 바로 다들 친구가 되어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고 하고 30분이 지나자 안주더 주세요. 술더주세요라고 말들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다들 똑같은 시간에 숙취해소제를 먹고, 집으로 들어가는데... 같은 방에 들어 갔던 사람들이 몰래 2차로 포장마차나 치킨집에 한잔 더 하러 갔다고 한다.
그리고 그 다음날 조사원들이 응답자들에게 전화 인터뷰를 통해서 숙취해소제의 느낌을 말해달라고 하며 자료 조사는 끝이 났고, 조사 결과를 취합해서 숙취해소제 회사에 전달했을 것이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숙취해소제 회사는 고객의 목소리 기반의 뭔가 USP를 찾지 않을 까 하는 스토리다.
여기서, 이 조사가 잘못된 것이 무엇일까?
첫째, 꼭 조사를 했어야만 숙취해소제 USP를 알수 있었나?
나 같으면, 어제 꽐라, 오늘 꽐라 걱정없이 마시세요. 000 드링크가 있으니..하겠다.
둘째, 1차 1주종으로 모르는 사람들과 술을 마시면서 숙취해소제 테스트를 하는 발상은?
숙취해소제가 1차만 했을때, 1주종으로 했을때 효과가 다르면? 좋은 숙취해소제 일까?
꽐라가 되도록 마셔도 다음날 멀쩡하게 정신차리는 것을 사람들이 원하지 않을까 생각함
셋째, 리서치 디자인이 전형적인 U&A 방식 조사에 틀에 매여진 사람이 했기 때문에,
제품에 따른 조사방식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리서치 회사의 방법론, 유연성이 없는데
리서치 회사에 매일 조사를 해서 틀에 짜여졌지만, 클라이언트는 어쩌다 한번하면서,
틀에 짜여진 조사를 선호 했을 수도 있겠다 싶다.
마케팅 조사자체를 리서치 디자인에서 부터 시작하는 마케팅 리서치 회사는 이제 까지 보지 못했다. 리서치 디자인을 배운 사람도 많지 않고, 템플릿에 때워진 것만 채우는 식에 조사 결과가 과연 쓸모 있을까? 정보의 신뢰도 도 중요하지만, 사용성도 가끔 중요한데.... 그런 고차원으로 생각해주는 조사 회사는 아직 못본거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