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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로 Aug 01. 2023

Charter Business 사업권

Charter 비즈니스 란?


Charter 항공사가 의외로 많다. 나도 항공사 일을 겸직하기 전까지는 모두 항공사에 정규직으로 채용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계약으로 법인이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았다. 큰 대형항공사야 직접 법인을 설립하고 영업을 하지만, 소규모 항공사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물론 비행기를 타는 승객들이야 전세기 이건, 일반 이건 크게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차별이 거의 없다.


항공사들도 정규 편이 있고, 수요가 많을 땐 정규 편으로 할지 전세기로 운항할지 결정을 하는데, 여기엔 항상 전세기에 투자하는 Agent들이 있다. 지금 아니 작년까지만 해도 전세기 비즈니스의 최대 수혜자는 베트남 전세기 사업이 아니었을까 한다.


대형여행사의 경우는 많은 좌석을 사전 구매하는 형태로 하지만, 과거 전세기를 했다가 큰 재미를 못 봤다고 들어서 이젠 많이 하지 않고 있다고 들었다.


소규모 여행사 네트워크가 있고, 자금력이 있는 회사가 전세기 사업에 투자를 하는 거 같다. 하지만, 약간 선금식으로 미리 전세기 임대료를 내야 해서 작게는 년간 20에서 30억 원 정도 필요하다. 즉 개인이 그 정도로 투자해서 수익률 20% 이상 바라본다면 나쁘지 않은 사업이다.


Hangar에 들어온 BAe146

일단 정해진 시간에 공간을 파는 업이라고 이해하고 보니 이 전세기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쉬워졌다. 비즈니스 좌석 없애고, 이코노미석으로 빽빽하게 만들면 이익이 많이 나거나, 모두 비즈니스로 만들어서, 비싸게 장사하면 된다. 이 업을 많이 한 사람은 좌석당 원가를 다 알고 있다. 나도 MNL-ICN 원가를 알게 되었을 때, 사실 내가 지불하는 비행기 값이 비싸다긴 보다는 이렇게 운행해서 남는 게 있을까 생각했다. 거기다.. 서비스까지.. 생각하면, 비행기 Ticket가격이 비싼 게 아니고, 기대효용과 딱 맞는 가격이 아닐까 생각했다. 운임비가 딱 맞다.. 아마 항공사 비즈니스가 거의 100년이 다되어 가니 이렇게 가격산정엔 과학인 거 같다.


선입견이 때로는 도움이 된다




Charter 회사의 적격성


M8에 제안한 회사라고 해서 미팅을 했다. 그런데 조사를 조금 해보니.. 개인 사업자이지, 법인사업자는 아니었다. 


그 개인이 풍부한 자금이 있어 보이지 않아서 직접적으로 물어봤다. 하지만 M8사장은 개인이 아닌 회사라고 알고 있어서 여기서 또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발생했다. Charter회사 계약의 기준이 뭐냐고 M8 변호사에게 요청했고, 개인에겐 어떻게 계약금 납부를 하냐고 물어봤다. 비즈니스 미팅에선 잘 묻지 않지만.. 내 사업이 아니어서 더욱 과감하게 물어본 거 같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개인이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은행에 가서 대출을 받거나 개인 투자자를 만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그런 대출을 받기는 어렵고, 전세기계약을 담보로 설정해서 대출해 주는 곳은 은행이 아니라 종금인데, 하면서.. 미팅의 주도권을 가져갔다.


내가 문제라고 본 것은 MNL-ICN 예약률이 80% 미만 지속 시, 노선협상 진행도중 일이 틀어지거나, 이 계약을 담보로 M8이 구매하거나 리스하게 될 비행기 비용과 Crew비용이 M8로 전가되어 반영되기 때문에 계약 당사자에 대한 신용도가 매우 중요한데.. M8 사장은 이런 일 많이 해서, 사람을 믿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M8의 이사진들에겐, 이런 점이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를 하기 시작했다.


원칙을 정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회사대 회사 간 거래만 허용. 전세기 사업을 하고자 하는 회사가 영업 네트워크 (여행사등) 보유 증명, 기존 거래 증명등이 있어야만 계약을 할 수 있다고 이사회에서 논의했다. 소규모로 만든 이사회에서 사내변호사와 함께 운영매뉴얼을 만들고 직접 전세기 사업에 관심 있는 관련 회사들과 미팅을 잡기 시작했다.


전세기 사업의 사향성, 문제는 노선


미팅을 지속하면서 느낀 건, 전세기 사업을 경험한 회사는 MNL-ICN 노선에 관심이 없고, 베트남 쪽에 오히려 관심이 있었다. 당시 내가 미팅했었을 땐, 필리핀 사업에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더군다나, 이 계약이 체결되면 전세기에 맞는 항공기를 도입한다는 게 한국 회사에선 이해가 안 되는 거래였다. 나도 말하면서.. 바보가 된 느낌이 점점 들어갔다.


계약서가 있으면, 비행기를 구매하겠다는 말... 



한국에서 동업자 찾기


한국에 출장 가서 대형 여행사 2곳을 만났다.


지금까지 많은 회사를 다녔지만, 항공사 비즈니스는 처음이라 여행사를 일로 만나 보기는 처음이었다. 전세기 사업권을 내가 여행사, 아님 이곳에 호텔을 짓는 한국 회사가 아니면 우리 M8의 리스크를 담보할 수 없다 말하니, 나에게 직접 알아보라고 했다.

필리핀이란 나라의 선입견이 존재한다고 한 것이 바로 여행사 미팅을 하면서, 이런 얘기 꼭 쓰고 싶다고 생각해 왔다.


단, M8에서 명함을 파주긴 했지만, 만난 여행사 모두 학교 선배, 동기들에게 소개받아서 만나, 본업이 홈쇼핑이라는 걸 여행사들도 알고 있었다.


갈고 닦고 매일 조여주는 BAe-146기


M8소개를 시작으로 자연스럽게 전세기 사업권 얘기로 돌리니, 당시 한국 관광사 대표는 딱 한마디로 거절이었다. 필리핀의 나라 특성도 있었지만,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으로 관광 사업은 불확실한 환경 처해 있었다. 당시 일본과의 문제 때문에 돈줄이었던 일본관광이 적폐로 몰리고, 중국의 일방적 관광 탄압등으로 여행사는 이미 숨이 넘어가기 일보 직전 상황이었다. 또한 필리핀으로 그것도 MNL은 그 닦 매력적인 노선이 아닌데, 선 듯 관심을 표명하거나, 과거에 이미 해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미 레드오션 이하의 시장성을 가지고 있다고 면전에서 들으니, 나도 반박할 수 없는 Fact이자, 그들의 경험에 존경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동남아 노선 중 베트남은 비행기 편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활황이라, 만약 M8이 베트남까지 가는 사업을 확장하거나, 중국 2성, 3성에서 홍콩 가는 라인 등에 대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면 검토를 해보겠다는 의견을 듣게 되었다.


"필리핀 MNL은 중장기적으로 보더라도 죽어가는 노선이다"라고 언듯 말을 비추기도 했다.


다만 전세기 사업권보다는 오히려 전세기 계약이 되면 좌석을 몇 개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비추어왔다. 즉 전세기 사업이 노선에 대한 시장성이 떨어져, 자신들은 그런 리스크, 사업을 잘하는 사람들이 이런 비즈니스 오퍼를 만들지도 않고, 솔직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M8도 나도 실수한 게... 우리는 한국을 올 수 있는 비행기가 아직 없다는 점이다. 출장을 오는데 분명 얘기했다. 우리는 중장거리용 비행기가 없는데 어떻게 전세기 사업권을 말할 수 있느냐 했더니, 이사 (Board Member) 중 한 명이 나에게 계약 따오면 비행기 새로 도입된다는 식으로 말했다. 즉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가지고 한참 논의 하다가.. 어쩔 수 없이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서 미팅을 진행하니,..


나도 이런 경우가 처음이어서.. 참 당황했다. 

계약을 가져오면, 계약에 맞는 비행기를 구매 또는 리스해주겠다 는 말이 이 전세기 항공사업에서는 통하는 말이었을 수 도 있겠다. 


한국 여행사는 필리핀이라는 나라 특성의 선입견이 발동하고, 나에 대한 의심의 눈으로 보는데, 솔직히 정말 창피했었다. 돌아가서 꼭 비행기가 결정되면 그때 다시 전세기 사업을 논하겠다고 했다. 물론, 아예 관심을 받지 않은 건 아니었다. 개인 투자자 (캐시 부자)들은 수익률 측면에서 관심도는 높았지만 도... 


M8이 바라는 건 전세기 사업이 결정됨에 따른 투자를 바라는 것인데, 앞뒤 순서가 뒤죽박죽이었다.


문제가 무엇이었을까?


전세기 사업을 할 수 있는 역량 중에 비행기가 없는 상태에서 왜 갑자기 Charter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을까? 물론 오너들이야 돈 된다고 하니 하라고 한 것이고, 돈 된다고 말한 M8 사장이 나한테 찍히기 시작한 게 그때인 것 같다. 한국에서 워낙 창피를 당해서... 이사회에서 출장결과 보고할 때 한마디로 말했다


"No aircraft, no business".



물론 보유한 기종 BAe-146은 런던-파리, 런던-프랑크 푸르트도 가는 제트엔진이지만,


한국 사람들이 이미 단종된 92인승 비행기를 타고, MNL 전세기를 누가 탑승 하겠냐라고 피력을 했더니, 이사진의 관심이 다시 항공기로 쏠리기 시작했다. 용기를 냈지만, M8이 할 수 있는 곳에 집중하게 유도했다. 더욱 좌석이 200석 이상이 되어야 겨우 수익이 보존되는데.. 여하튼 하지 못하는 일을 진행하려 했던 거 같다. 이사회에서 나의 의견을 전폭 수용해 주었다.


한국 여행사와 지금 비행기 구매해서 사업을 했다면,... 둘 다 큰 재앙이 있었을 것이다.

지금 보면.. 어쩌면 선입견이 당시 나를 창피하게는 했지만, 정말 운이 있었던 거 같다.


다시 본업에 집중하려 하니, 한국 다녀온 지 일주일 만에, 갑자기 M8 보험증권이 사무실로 날아왔다...


다음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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