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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로 Jul 27. 2023

사업의 우선순위


빌립보서 4:13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딜레마


Charter관련 한국분들의 방문과 미팅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다들 전세기 계약을 해본 적이 있으신 분들이라.. 그러나 걱정은 M8이 보유한 BAe-146 기종이 한국에 갈 수 있느냐의 문제다. 설상 노선 라이선스를 확보해도. 92석이 만석인 비행기가 MNL-ICN 물리적으로 간다고 해도, 수지타산이 안 맞을 거 같다고 의문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당시 M8사장은 내가 자기 경영에 간섭하기 시작한 것부터 무척 기분을 나빠했다. 홈쇼핑이나 하는 친구가 뭘 안다고 항공사에 와서 설치는 걸까 하고 (내 생각이지만).. 나도 최대한 조심하려고 노력했다. 반대로 내가 홈쇼핑 운영하고 있는데 오너 Family가 갑자기 이상한 사람을 데려와서, 그 사람이 이렇게 저렇게 하면.. 기분이 나쁜 정도가 아니라, 회사를 그만둘 수도 있었을 것이다.


차세대 항공기 선정 때문에 공항에 갔다가, 구경하는 비행기 밖에 있는 비행기를 찍음


이 사장의 말로는 M8이 보유한 비행기로 Charter 비즈니스 하는 것이 아니라, M8의 항공 라이세스를 이용해서 전세 계약을 체결하고, 전세기 계약금으로 항공기 리스나 구매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음.. 그러면 Charter Airline팀을 다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비행기 기종이 다른 것을 운행하게 되면, 2배에 달하는 정비 비용, 1대의 전세기가 Full로 24시간 돈다고 해도 최소한 6-8명 파일럿 확보 비용을 확보할 만큼 이 비즈니스가 매력적인가였다.


가끔 어려운 일도 상식적으로 보면 풀릴 때가 있다. - MDHT 원칙


의문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항공사 업무를 내가 너무 몰라서,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석/박 동기 중에 항공사일하는 사람을 찾아보니 전무했다. 그런데 운 좋게.. 정말로 이 업무를 한 번해보라고 하는 하나님의 은혜인지.. 한국 항공사에서 전략기획팀과 항공기 구매 쪽 일 만 20년가량 한 고등학교 후배가 있다는 걸 발견했다. 맨땅에 헤딩할 때 중요한 건 부족한 지식을 빨리 찾고 체득하는 것인데, 이제 중간쯤 채워진 기분이 들었다.


비행기가 없는데 M8이 비행기 구매할 것을 믿고, 과연 한국의 Charter partner가 믿고 할 수 있을까? 둘 중의 하나가 계약 불이행을 하게 된다면, 특히 M8이 구매 또는 리스하기로 한 항공기를 못 구할 경우, 만약 다 되었는데 정작 중요한 ICN의 슬롯을 못 얻을 때는? 걱정되는데 실질적으로 이 일을 많이 해봤다는 사람들은 걱정을 안 한다. 내가 물어보면, 답을 안 한다.


전세기가 MNL-ICN 노선에서 이익을 내려면, 한번 운항에 몇 명을 태워야 하나.. ICN이나 PUS를 가려면 최소한 Boeing 737-800 또는 Max, Airbus 320 기종이 필요한데, M8의 Hangar Space가 가능한가?... 사실 나의 일이 아니지만, 모르는 점을 하나씩 적어 가기 시작했다.


M8사장말은.. 한국 사람들이 알아서 비행기도 가져오고, Crew도 가져오고.. 계속 이런 말을 해서, Charter 하고 싶은 한국 분들에게 물어보니 M8사장이 국제선 취항이 가능해서 우리가 에어버스나 기타 비행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 오고 가서.. 가장 큰 Communication Error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양방이 원하는 것을 정리하면, 한쪽은 국제선 확보로 회사 매출보다는 자기의 위상높이는 것이 보였고, 다른 한쪽은 사실 이 전세기 사업이 머니게임이라, 현금이 크게 들어올 가능성 있는 사업이라는 점


어떻게 보면, 내가 잘 모르면서 크게 관여할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불안해하는 Board 멤버에게 M8사장이 명확하게 안 하고 있어서 더욱 나섰던 거 같다. 이사진들 중 항공 쪽에 일을 해 본 적이 전혀 없는 리테일과 방송 출신들이어서 항공사의 경영진 의사결정을 따라가거나 의심할 수밖에 없지, 조언을 해주는 사람조차 없었다.


정리하면 Charter 하는 사람들은 1년 또는 2년 계약을 하자고 하는데, 항공기 계약은 최소 5년 리스, 또는 구매 시는 이 비행기를 떠안고 가야 한다. 만약 Charter 계약 만료되어 항공기가 AOG 된다면, 1대만 계약한다고 했는데, 고장/사고 난다면.. M8사장은 우리가 신경 쓸 바가 아니라 한다. 항공기 전세 계약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끊임없다고 한다. (하지만, 2020년의 팬더믹을 예상했더라면.. 생각 조차 하기 싫다)




수요예측


또 며칠이 지나서, 내가 RM팀 (항공사는 Revenue Management 팀, 매출 분석 팀이 별도로 있다)에게 MNL-ICN 승객 추이와 탑승, 비용 등의 데이터를 요청했다. 자료는 RM팀이 보유한 시스템 DW에 없어서 새로 구매를 해야 된다고 해서 기다렸다.


*항공사의 데이터는 일반 회사들보다 정교하게 관리가 된다. 연료소비, 좌석당 비용 등 나중에 RM시스템을 보면서 많이 놀랐었다.


당시 상황은 한국사람들의 필리핀 관광수요가 줄고 베트남 관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과거데이터로 수요예측하는 게 맞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데이터 요청 후 답이 없었다. 아마 M8사장이 제공하지 말라고 했던 거 같다. 나중에 사내변호사가 비밀유지계약서를 가져와서 싸인하라고 하길래.. 싸인 하면서 데이터 유출 안 한다고 신신당부했는데..


알고 보니, CAPA 사이트에서 유료로 볼 수 있는 데이터였다.


M8이 아직 국제항공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된 상태에서 International Charter를 하고

나에게 은근히 한국과의 계약을 회사와 유리하게 체결, 네고하라는 일이 지시였으나, 명확하지 않아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서 항공사를 위한 일을 하는 것으로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회사가 문제없이 가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하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홈쇼핑 재작팀과 같이 만든 광고 영상 중 하나


다음 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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