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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재림한 신데렐라, 여정을 함께한 호박마차 안에서

"아노라"리뷰

by 김영준 Mar 19. 2025

※주관적인 생각이 담긴 글입니다(스포포함)※

 뉴욕의 스트리퍼 아노라(미키 매디슨)는 자신의 바를 찾은
철부지 러시아 재벌 2세 이반(마르크 예이델시테인)을 만나게 되고 충동적인 사랑을 믿고 허황된 신분 상승을 꿈꾸며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그러나 신데렐라 스토리를 꿈꿨던 것도 잠시,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반의 부모님이 아들의 결혼 사실을 알게 되자 길길이 날뛰며, 미국에 있는 하수인 3인방에게 둘을 잡아 혼인무효소송을 진행할 것을 지시한다.


아노라(애니)

"아노라"스틸컷"아노라"스틸컷

 "아노라"는 가장 유명한 공주 이야기인 "신데렐라"의 이야기와 비슷한 지점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아노라)이 밤 파티에서 왕자(이반)를 만나 사랑에 빠져 이야기 마지막의 주인공이 공주가 되는 신분상승 이야기를 띄고 있다. 하지만 "아노라"와 "신데렐라"는 큰 차이가 있다. "신데렐라"는 왕자가 신데렐라를 찾으며 나라 전체를 돌아다닌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오히려 아노라가 자신의 왕자인 이반을 찾으러 다니는 이야기로 신데렐라와 정반대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아노라와 3인방인 가닉, 토로스, 이고르는 신데렐라와 함께하는 호박마차와 마부, 말로 볼 수 있다. 아노라는 짦지만 혼란스러운 여정속에서 왕자(이반)을 찾아냈지만 그 왕자는 쾌락과 약의 빠진 하찮은 인물이였다. 아노라는 그를 끝까지 포기하려 하지않는다.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도 있지만 이반을 사랑하는 감정이 조금이라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반에게 아노라는 행복하게 보낸 이주일중 일부 였을 뿐이다. 

 

이반

"아노라"스틸컷"아노라"스틸컷

 이반은 재벌3세로 하는 것 없이 친구들과 놀면서 쾌락을 즐기는 것으로 하루를 보낸다. 그의 성격은 주체적이지 못하며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지 못하고 엄마한테 의존하는 마마보이의 성향을 보인다. 그는 자신의 부모님이 가진 막대한 부를 남용하며 온갖 쾌락을 즐기며 살아간다. 그 상황에서 아노라를 만나고 철없는 무책임한 결혼을 선택한 것이다. 아노라는 분명 결혼의 의미를 알고 있지만 이반에게 결혼은 일종의 성장으로만 생각한 것이다. 결혼을 한 후에도 이반의 하루는 변함이 없다. 이반의 무책임한 행동의 화살은 아노라에게 그대로 돌아가고 이반은 결국 결혼의 의미를 꺠닫지 못한 채 러시아로 돌아간다.


이고르

"아노라"스틸컷"아노라"스틸컷

"아노라"에서 가장 흥미로우 캐릭터는 유라 보리소프가 맡은 이고르일 것 이다. 이고르는 아노라의 결혼을 무효화 시키려고 하는 토레스형제에게 고용된 의문의 청년으로 나온다. 험악한 인상과는 영화내내 강력하지만 순한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영화에서 이고르의 행동을 분석하면 거의 나서는 일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반을 찾으려고 이반의 친구들이 일하는 가게에서 야구 배트로 협박하는 일을 제외하면 나서서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점에서 이고르는 "아노라"를 보고 있는 관객과 같은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고르는 영화 후반에 이반과 이반의 부모가 결혼을 무효화 시킨 후 말한다. "이반한테 사과를 받아야겠어요. 이반때문에 이 고생을 했는데." 물론 이반의 모가 거절을 했지만 영화내내 묵언을 했던 이고르가 자신있게 말했던 대에는 관객이 원하는 행동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만하고 철없는 아이때문에 고생한 아노라와 자신의 동료들에게 사과정도를 원하는 일반적인 사람의 심리가 이고르와 관객에게 적용된 것 이다. 이고르와 관객은 같은 무력감을 느낀다. 비극의 주인공이 된 아노라를 바라보며 해줄 수 있는 것이 사소할 뿐인 것에 대해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엔딩

"아노라"스틸컷"아노라"스틸컷

 이 후 이고르는 아노라와 잠깐 집에서 지낼 때 여러가지를 물어본다. 이름과 나이등을 물어보다가 대화는 위로로 바뀐다. "네가 이반 가족의 일원이 되지 않은 게 다행이야." 아노라는 니가 뭘아냐 라는 듯이 말하지만 이고르와 관객은 아노라의 고생과 노력을 알아주기에 하는 위로이다. 이고르와 아노라는 다음날 아침 아노라의 집으로 도착한다. 아노라는 이고르의 낡은 차를 비꼬며 헤어지려 하지만 아노라는 자신의 믿어주고 도와준 이고르에게 서비스를 해주려 한다. 눈이 비처럼 우후죽순 내리는 그 사이에 차가 서있다. 그안에서 아노라가 이고르에게 서비스를 해주려는 찰나 아노라는 어제 있었던 최악의 상황들이 떠올려진다. 더 이상 걱정없이 살 수 있는 삶, 남부럽지 않는 결혼이 망가지고 결국에는 사랑하는 남자에게 배신까지 당하는 거꾸로 쓴 신데렐라이야기 속에서 아노라는 참아왔던 울분과 분노가 터지게 된다. 여정을 함께한 이고르(호박마차)와 섹스가 아닌 따듯해질 수 있는 허그만이 그들에게 위로와 여정의 마침표를 찍게 된다.


(최근 일이 생겨서 일주일 동안 글을 못썼습니다. 저번주 수요일에 본 영화인데 이제야 발행하네요. 앞으로 성성실한 글쓰기 생활 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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