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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잡러 정태 Jan 17. 2022

코로나 시국에 자영업에 투자한 이유

경제적 자유를 향한 여행

나라 전체가 거대한 도박판이 되어버렸다. 모두들 비트코인, 부동산, 주식 심지어 빚을 내어 투자하는데도 주저함이 없다. 나와 같은 청년들에게 투자는 미래에 대한 생존이다. 막막한 미래를 걸어가고 있는 청년들에겐 때로는 무모한 투자를 통해서라도 각자도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다들 바보처럼 살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근로의욕을 꺾어버리는 미친 듯이 불이 붙어버린 시장. 우리는 대 코로나 시대에 살고 있다.


나 또한 도박판에 뛰어들었다. 여러 가지 투자처가 있겠지만 나는 주식이었다. 대부분의 자산을 주식 투자에 쏟아부었고 20살 때부터 주식투자를 꾸준히 해왔던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도 금융에 대한 지식도 많다고 생각하였다. 당시 얄팍한 수익을 꾸준히 보고 있었던 나는 주식을 잘한다는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고 주식으로 언젠가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착각 속에서 살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손실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코로나로 활황이던 국내 주식이 2021년부터는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주춤거렸다. 2021년 1월부터 나는 감당하지 못할 손실을 맛보았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단 몇 달 만에 1년 치 연봉에 해당하는 자산이 사라져 버린 뒤였다. 허탈감이 밀려왔다. 내가 그 돈을 벌기 위해서 얼마나 참으면서 살아왔는데.


가장 큰 문제는 중독이었다. 내가 가진 그릇보다도 더 큰 금액을 주식으로 굴리다 보니 호가창이 한틱한틱 오르내릴 때도 심장이 떨리고 일상에 집중이 전혀 되지 않았다. 당시 백수였기 때문에 한창 취준을 하기도 바쁜 상황이었는데 아침 9시부터 장이 끝나는 오후 3시 반까지 좀비처럼 핸드폰만 붙잡고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곳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겠습니다.


베이스캠프. 산 정상까지 올라가기 위해 중간에 설치하는 근거지를 말한다. 더 많은 자산을 모으기 위해서 내가 가진 자산에도 베이스캠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주식 계좌에 남아있는 예수금을 거의 다 빼냈다. 그리고 이 예수금을 내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곳에다가 넣어버릴 생각이었다.


내가 투자하고 싶은 것은 어디일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는 보드게임이다. 먼 미래에 은퇴하고 하고 싶은 것도 보드게임 카페를 차리는 것이다. 그렇기에 보드게임 카페 창업을 항상 내 관심사에 두고 있었다. 이 기회에 보드게임 카페를 차려보는 것은 어떨까?


나는 수익을 떠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실패하더라도 후회 없을 곳에 투자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시점에 보드게임 카페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 적어도 보드게임 카페로 망한다면 후회는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내 나이에 갑자기 개발자에서 자영업으로 업종을 바꾸는 것은 득 보다 실이 많은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보드게임 카페 간접투자를 선택했다. 잘 운영되고 있는 보드게임 카페의 지분을 사들여 한 달 운영 수익을 내 지분만큼을 배분하는 일종의 배당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1년 3월 '레드버튼'이라고 하는 보드게임 카페에 내가 가지고 있던 목돈을 밀어 넣었다.


예수금이 줄어들자 주식에도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고 내 인생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순수한 마음으로 투자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도전 없이 안정적인 성공방식만을 추구한다. 그 이유는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다시는 올라올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사회보장은 취약하다. 능력 있는 부모 밑에서 태어나지 못한다면 단 한번의 실패만으로도 신용불량자가 되고 인생이 나락으로 가는 것이 기정사실이다.


그렇다면 반문하고 싶다. 도전하지 않고 직장에서 평생 월급만 받아서 부자가 될 수 있는가? 나는 다시 일어설 수 없는 이유가 바로 빚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빚으로 인해 내가 가진 그릇보다 더 크게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가진 능력 안에서 도전한다면 그다지 위험할 것도 없다.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은 자영업은 경쟁이 치열하지만 시장 자체가 크기 때문에 성공만 한다면 부자로 향하는 분명한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어차피 투자를 해야만 한다면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 투자하고 싶었다. 아직까지는 긍정적이다. 이번 투자로 인해 매달 내 통장으로 입금되는 불로소득이 생긴 것은 물론이고 먼 미래에 창업을 목표로 하는 보드게임 카페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한 달에 금액은 얼마나 버는지에 대한 정보도 알 수 있게 되었다.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빚을 지면서 투자를 한 것도 아니고 이 금액을 다 잃더라도 나는 충분히 다시 일어설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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