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나는 그동안에 나를 괴롭혀왔던 공허함과 우울감의 원인을 드디어 알아낼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내속에 내재되어 있던 경쟁의식과 욕망 때문이었다. 항상 남들과 나를 비교하고, 절망하고, 바라고 그것을 가지지 못해 답답하고 조급한 마음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깨닫게 되었다. 바로"모든 불행은 남들과의 비교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 말이다.
무한 경쟁사회
경쟁 : 같은 목적을 두고 서로 이기거나 앞서거나 더 큰 이익을 얻으려고 다투는 것을 말한다.
경쟁이 나쁜 것은 아니다. 선의의 경쟁은 승리에 대한 성취를 자극하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요인이 된다. 1960년대 초반까지 한국은 전 세계에서 최빈국이었다. 그리고 2022년 5월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였다. 한강의 기적이다. 우리가 이토록 눈부시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가 끊임없는 경쟁사회에 속해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성장했다. 하지만 단기간의 성장과 치열한 경쟁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가지고 있는 학부모들이 있다. 한국의 부모들은 형제와 친구들과 비교하며 자식들을 질책하고 더 높은 곳에 서라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를 무한의 경쟁 속으로 밀어 넣었다. 우리는 청소년기를 그렇게 보냈다. 그로 인해 우리 한국인들은 만족을 모른다.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물질적인 풍요를 획득할 것이다. 그리하여 누구는 그토록 바라왔던 서울에 내 집 마련도 성공할 것이다. 하지만 욕망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이제는 강남에 살고 싶을 것이고, 강남에 살게 된다면 압구정동의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를 바라게 될 것이다. 남들이 보기에 성공한 이 사람은 과연 행복한 삶을 살까? 나는 단언컨대 말할 수 있다. 이 사람은 전혀 행복하지 않다고 그저 매번 절망 속에서 자신을 채찍질하는 그런 인생을 살아왔을 뿐이다.
비교의 본능에서 벗어나자
"옆집 누구는 남편이 부자라더라"
"누구가 대기업에 붙었다더라"
"누구는 강남에 아파트를 샀다더라"
"누구의 아들은 서울대에 입학한다더라"
이런 소식을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대답한다.
"부럽다"
우리는 "부럽다"가 아니라 "축하한다"라는 말을 해야 한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남들과의 비교가 습관화되어 있으며 이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은 나를 끌어내리는 블랙홀이 된다. 실제로 남들과의 비교 뒤에는 불행이 찾아온다. 한 예로, 2011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힌 부탄이 8년 뒤 2019년 조사에서는 95위로 하락하며 행복지수가 급락했다고 한다. 이유를 살펴보니 급격한 도시화로 부탄에 인터넷과 SNS 등이 발달하면서 국민들이 자국의 빈곤을 알게 되고 다른 나라와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행복지수가 급락했다는 것이다.
SNS를 비롯한 각종 매체는 나와 비슷한 또래이지만 나와는 너무나도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내 삶은 초라한데 그들은 화려기만 하다. 비교하고 싶지 않지만 자꾸만 부러워지고 내 삶이 비참해 보인다. 잘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돼서 그래서 더욱 답답하고 슬프기만 하다. 비교를 하는 순간 내 기분은 롤러코스터를 탄다. 내 인생의 최고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우월감을 느껴보겠지만 얼마 못 가 타인의 최고의 순간을 바라보며 열등감에 빠지고 만다.
이렇게 우리가 무심코 하는 비교가 내 속에 열등감을 만들고 그 열등감이 남들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나를 고통주는 근원이 된다. 우리는 이러한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누군가에게 나의 자랑을 한다는 것은 묘한 우월감을 느끼게 하고 그것으로 자기만족을 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경쟁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남들에게 나의 재력을 뽐낼 필요도 그것에 비참함을 느낄 이유도 없어진다.
추격이 아니라 성장을 해야 한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의 태도는 추격이 아니라 성장이다. 지금 우리의 비교 대상을 타인에서 어제의 나 자신으로 바꾸어보자. 내 삶에 주체가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이제 여러분이 느끼게 되는 감정은 박탈감이 아닌 성취감이 된다. 이 조그마한 시점의 변화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선의의 경쟁이 주는 긍정적인 요소를 가짐과 동시에 남들과의 경쟁이 주는 부정적인 요소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실제로 나는 몇 년 전에 이러한 생각을 하고 남들을 따라잡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성장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동안에 나를 괴롭혀왔던 공허함과 우울감, 불안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 비로소 행복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핍이 아닌 만족감이 나를 가득 채웠고 경쟁에서 이기려는 독기가 아닌 눈웃음이 자리했다. 내가 가진 것을 뽐내지 않는 겸손한 사람이 되었으며 타인의 성공에도 진심 어린 축하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결국 인생에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부모님을 잘 만나서 비행기를 타고 갈 수도 있고 누구는 대기업에 취직해서 스포츠카를 타고 인생을 질주할 수도 있겠지만 인생에 있어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의 인생은 레이싱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내가 목표한 곳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면 그것으로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러분이 지금을 만족하고 있다면 그곳이 여러분의 목적지인 셈이다. 나를 포함해서 모든 사람들이 인생의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