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식당에서 1만 원짜리 저녁을 먹다가, 20만 원짜리 신라호텔 디너를 먹으면 과연 20배 더 행복할까? 아마 그런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을 것이다.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위를 보면 "더 많은 돈을 소비 = 행복"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다. 누구는 수시로 유럽 여행을 가고, 비싼 차를 타고, 비싼 옷만 입고, 비싼 음식만 먹는다. 하지만 나의 능력에 비해 과도한 지출을 했을 때 찾아오는 감정은 항상 동일하다. 바로 "공허함"이다.
과도한 지출을 한 뒤에는 왜 공허함이 찾아올까? 바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미래의 궁핍하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미래만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의미하며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공허하다.
돈을 많이 쓴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이 비례하지는 않는다. 생각해 보자. 내가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비싼 회식이 행복할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조촐한 저녁 식사가 행복할지를.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무엇을 먹느냐보다는 누구와 먹는지가 훨씬 더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절약을 하면 오히려 행복하다. 왜냐하면 미래에 대한 안정감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절약의 긍정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절약은 고통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론 중에 하나인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우리가 절약을 해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돈을 조금 더 효율적이고 가치 있게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쓸 필요가 없는 곳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하고, 돈을 소비했을 때 행복감을 느끼는 곳이 어딘 줄 알아야 한다. 두 번째는 이유는 현재의 필요 없는 비용을 최대한 통제하고 미래에 더 큰 행복을 얻고자 함이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고민했던 실생활에서 돈을 아낄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한번 써보려고 한다.
선저축 후지출
많은 사람들이 월급을 받으면 먼저 생활을 하고 남은 돈을 저축을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절약의 관점에서 봤을 때 매우 좋지 않은 습관이다. 그게 아니라 월급날 저축을 먼저 하고 남은 돈을 바탕으로 생활하는 패턴으로 삶을 살아야 한다. 절약을 잘하기 위해서는 "절약"보다는 "저축"이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저축을 많이 하면 절약이 자연스레 되기 때문이다.
선저축을 하는 습관은 미래의 금융계획을 세우는데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나는 5년 뒤에 1억을 모을 거야"라고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면, 막연한 희망보다는 확실하게 1억을 모을 수 있는 플랜을 수립해 보자. 그 플랜은 바로 저축이다. 165만 원씩 5년을 모으면 은행이자를 포함하여 5년 뒤 1억이 되는데 월급날 적금을 비롯한 다양한 금융자산에 165만 원을 자동 이체하게 만들고 저축 후 남은 돈으로만 생활해 보자. 이때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한다면 생활비로 사용할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껴서 사용할 수밖에 없다.
고정비를 줄이자
저축 다음은 절약이다. 절약을 해야겠다고 했을 때 우리는 어떤 것을 먼저 해야 할까? 그저 맛있는 음식을 조금 덜 먹고, 해외여행을 취소하고, 쇼핑비용을 조금 줄이면 될까? 이런 것들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가장 먼저 실행해야 하는 것은 바로 "고정비"를 줄이는 것이다.
절약의 출발점은 고정비를 줄이는 것이다. 자신의 소비내역에서 고정적으로 매달 나가는 지출 내역을 확인하고 필요 없는 비용이라면 과감하게 줄이고, 삭제할 필요가 있다. 나도 변동지출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을 하지 않지만 매월 꾸준히 지출되는 비용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해보는 편이다.
주거비 절약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고정비는 단연 주거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주거비를 아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히 부모님 집에서 얹혀사는 것이겠다. 하지만 나처럼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이러한 옵션을 생각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두 번째로 생각해 볼 옵션은 정부지원을 받는 것이다. 국가에서도 주거비에 가장 많은 지출이 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고 다양한 국가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노려볼 수 있는 것은 행복주택이라는 제도인데 행복주택이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만 19세 ~ 39세의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청년계층에게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을 말하며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금액에 오랫동안 살 수 있다.
행복주택 당첨이 어렵다면 월세보다는 전세로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본인이 중소기업을 다니고 있다면 무조건 중소기업 청년대출을 받으면 좋은데 현재기준으로 은행 기준금리는 3.5%에 시중은행 대출이자는 무려 6%를 웃돌지만 중기청 전세자금 대출은 무려 1.5% 에 받을 수 있다. 이것은 대출을 받는 순간 그 즉시 4% 이상의 이득이라는 셈이다. 받을 수 있다면 무조건 받는 것이 좋고 받은 상태라면 최대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전세 대출금의 이자와 월세는 연말정산에서 소득공제 혜택이 있다. 이를 모르는 사람들이 이것을 종종 놓치고는 하는데 이 소득공제를 받음으로써 한 달 ~ 두 달 치의 월세는 세이브할 수 있으니 꼭 챙기도록 하자.
통신비 절약
휴대폰 대리점에서는 "가장 싼"이라는 슬로건으로 최신형 휴대폰이 나올 때마다 호객행위를 하지만 분명 자신에게 이익이 되니까 호객행위를 하는 것이고, 결국에는 우리의 돈으로 휴대폰 대리점의 배만 불리는 꼴이다. 세상에 공짜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최소한의 통신비를 지출할 수 있는 방법은 자급제 + 알뜰폰의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중간 유통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휴대폰 할부 비용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이자 또한 낼 필요가 없다. 단순히 알뜰폰 통신비만 월 3 ~ 4만 원 정도만 지출하면 되고, 심지어는 몇 달 동안은 통신비를 아주 저렴하게 해 주거나 심지어는 무료로 제공하는 알뜰폰 업체도 있기 때문에 이것마저도 더 줄일 수 있다.
쇼핑 비용 절약
과거에 나는 쇼핑비용을 상당히 많이 지출하는 사람이었는데 한 가지 생활패턴을 정착하고 많이 줄였다. 그 생활 패턴은 바로 "미니멀리즘"이다. 미니멀리즘의 장점은 말로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과거의 나는 수많은 물건들과 함께 좁은 원룸에서 살았고, 자리가 없어 정리정돈은 거의 포기하면서 살았다. 그 생활이 싫었기 때문에 이번 집으로 이사를 올 때는짐을 대부분 버렸는데 현재는 최소한의 물건들로 미니멀하게 생활하고 있다. 그리고 물건들이 없을 때 오히려 넓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더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부터 나는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 아니라면 쇼핑을 거의 하지 않는다.
식비 절약
개인적으로 요리보다는 그냥 사 먹는 게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모두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나처럼 요리를 취미로 하지 않는 사람은 장보기 + 요리 + 설거지도 귀찮을뿐더러 유통기한 때문에 식재료도 계속 버리기 마련이다.
이전 회사에서는 아침, 점심, 저녁을 제공했기 때문에 무조건 먹고 왔다. 하지만 이직을 한 회사에서는 아쉽게도 식사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최근에는 쿠팡에서 "곰곰"이라는 쿠팡 자체 브랜드의 반찬을 사서 햇반과 함께 간단하게 먹는 편이다. 이렇게 하면 저렴한 가격에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가끔씩은 햇반과 쿠팡 반찬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 지겨울 때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외식을 선택하고는 한다. 하지만 웬만하면 배달 음식은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배달음식은 양이 많아서 과식 우려가 있고, 배달비를 포함하면 가격이 매우 높아져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외식을 할 때는 그냥 나가서 먹고 온다. 김밥천국에서 메뉴를 하나씩 돌려먹어 본 적도 있다. 김밥천국은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크게 부담되지 않았다.
절약은 선택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절약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학생에서 직장인이 되는 순간 나처럼 소비 수준을 늘릴 것이다. 나도 분명 대학생 때는 30만 원이면 부족하지 않게 생활했는데 최근에는 200만 원도 부족하다. 더 좋은 주거 환경, 맛있는 음식 등등 돈이 나갈 곳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절약을 디폴트 습관으로 필요 없는 지출은 줄이는 것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반대로 돈을 사용하였을 때 높은 만족감을 얻는 곳이 있다면 그곳에는 돈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주거", "운동", "식사"에는 비교적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고 최근에는 피부과에서 흉터치료에도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물론 미래를 위한 저축보다 현재 이곳에 돈을 투자하는 것이 더 행복하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다.
그중에서도 무언가를 배우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는 편인데 그 이유는 무언가를 배우고, 더 많은 지식과 경험 그리고 기회를 얻어서 더 큰돈을 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돈을 아끼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것이 1순위가 아니라 돈을 더 많이 벌어들이는 것을 1순위로 삼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