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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히려 더 좋다 Jun 09. 2023

독일 여름날 아페롤 스프릿 한 잔의 여유

더운 여름날 대낮에 무슨 술이냐고요?

더우시죠?


아페롤 스프릿 (Aperol spritz) 한 잔 어떠세요?  


화창한 여름날씨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료, 이탈리안 칵테일 아페롤  스프릿 한잔하시러 가시죠.

골치 아픈 일들 잠깐 내려놓으시고, 잠시 짬을 내셔서 밖으로 나가 걸어 보세요. 


걷는 도중 햇빛이 좀 강하더라도 잠시만 신경 쓰지 말아 주세요. 


얼굴 좀 햇볕에 그을려도 괜찮아요.


얼굴 피부 좀 검어졌다고 세상 어떻게 되지 않아요.


대신, 선글라스는 꼭 착용하셨으면 해요. 아무 색상이라도 상관없지만 이왕이면 짙은 녹색이었으면 좋겠어요. 햇빛이 강한 여름날 오후, 녹색으로 바뀌어 보이는 바깥 풍경이 훨씬 더 시원해 보일 것 같으니까요. 챙이 넓은 모자도 있으면 챙겨 쓰시는 것도 좋겠네요. 


자, 이제... 제일 좋아하시는 도심 속 거리로 걸어 들어가 보셨으면 해요. 가능하면, 상쾌한 마음으로 출발했으면 좋겠어요. 시선을 멀리 두시고... 어깨를 쭉 펴시고... 도도한... 모습으로 걸어 보세요. 약간은 우아한(?) 척하는 것도 괜찮을 듯해요.


큰 광장이 있는 야외 카페를 찾아보세요. 광장이 없으면 그냥 야외 카페라도 괜찮을 듯해요. 될 수 있으면 시야가 막히지 않고 확 트인  곳일수록 더 좋을 듯해요. 실내보다는 실외에 자리를 잡아 주세요. 햇살이 너무 부담스러우시면 파라솔 그늘 자리도 괜찮은 선택일 수 있어요.




분위기 있는 카페의 적당한 자리를 잡으셨으면 아페롤 스프릿 한 잔을 주문하세요.


왜냐고요?


화창한 여름날 오후, 햇빛과 함께 마셔야 할 최고의 여름 칵테일이 아페롤 스프릿이거든요. (제 취향이니 동의하지 않으시면 무시해도 좋아요). 햇살이 머리 꼭대기를 막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여름날 오후가 이 음료를 즐기기 위한 최적의 시간대로 보여요. 


짙은 오렌지색의 아페롤 스프릿의 색상이 강렬하고 매혹적이다.


돌로 만들어진 길바닥으로부터 반사되어 투영되는 햇빛을 받아, 더욱 화사하게 빛나는 오렌지색 액체가 신선하고 강렬하게 다가올 거예요. 마시기 전에 투명한 오렌지색 액체의 색상 자체를 먼저 천천히 즐겨 보세요. 지는 석양의 불타는 노을 색을 연상시킨다고 하는데, 색상이 참으로 매혹적이고 약간은 오만한 귀족(?)같이 화려해 보이기도 하지요.


얼음 때문에 생기는 유리잔 밖의 차가움과 잔 안에 숨 쉬는 탄산수의 기포를 같이 즐겨보세요. 유리잔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할 때쯤 못 이기는 척 한 모금 가볍게 맛을 보세요. 


상큼한 오렌지 향과 더불어 약간 쓴 허브 맛, 거기에 더해진 은은한 달콤함이 입안을 휘감으면서 기분을 좋게 만들 거예요(기분을 up 시킨다고 하지요). 기분 좋은 한 모금에 더위가 한 발자국 뒤로 물러앉고, 눈앞의 풍경이 더욱 사랑스러워 보이는 이상한(?) 마법의 세계를 경험하게 될 거예요.


어때요. 골치 아픈 일들도 잠시 잊히지 않았나요?




아페롤 스프릿이 뭐냐고요?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칵테일 같아요. 

직접 맛본 적은 없으시더라도 아마 이름은 들어 보시지 않으셨나요? 이탈리안 칵테일 중의 하나예요.

유럽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카페나 음식점에서 한 번쯤은 접해 보셨을 거예요. 카페나 식당에서 유럽인들의 식탁 위에 오렌지색 유리잔이 놓여 있는 것을 아마도 자주 보셨을 거예요. 그것이 아마 십중팔구 아페롤 스프릿이었을 확률이 높아요. 대중적으로 아주 인기 있는 칵테일이기 때문이지요. 독일의 우리 동네 하이델베르크에서도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쉽게 찾을 수 있는 음료(칵테일) 이니까요.


이탈리안 칵테일로서 달콤함과 약간의 쓴 허브 맛이 입맛을 돋워 주기 때문에 식전주(Aperitivo)로 인기이지요. 식사와 상관없이 화창한 여름날 오후 그냥 여유로움을 만끽하기 위한 음료로도 완벽하지요. 혹시 그동안 모르셨다면, 유럽 여행 가셨을 때 꼭 한번 마셔 보시기를 권해요.


 대낮에 더워 죽겠는데 무슨 알코올 타령이냐고요?

그런 선입견을 살짝 내려놓으시고 일단 새로운 낭만과 여유를 즐기고 경험해 보세요.


따사롭고 화창한 여름날을 위한 음료 아페롤 스프릿의 다양한 연출,  사진출처: Good housekeeping, House and garden, Simply recipes

차가운 탄산음료처럼 기포가 뽀글뽀글 솟아오르는 아페롤 스프릿은 여름의 더위를 가라앉혀 주는 것뿐만 아니라, 여름 자체를 즐기게끔 만들어 주는 것 같기도 해요. 일단 알코올 도수가 낮아 마시기에 부담이 거의 없어요. 알코올에 약한 사람에게는 더욱더 최적이라  아주 좋을 듯해요. 그렇다고 알코올이 없는 것은 아니니 적당히 마시는 양을 조절하셔야 해요.


카페(장소)에 따라 맛과 데코레이션 (Decoration)이 달라서, 방문하는 곳마다 우리 나름의 음료 품평회를 열고는 하지요. 시각적으로 우선 시원함이 잘 느껴져야 하고, 데코레이션에서 만든 사람의 정성이 보여야 하고, 맛은 물론 우리의 취향에 딱 맞아야 하는 것이 평가의 기본항목이지요. 평가 점수가 높은 곳이 다음 방문할 확률이 높은 것은 당연한 상식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정성 들여 예쁘고 맛있게 만드는 곳이 최고라고 할 수 있지요. 이 기본은 이 음료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고 모든 음식에 적용되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아페롤 스플릿을 만드는 방법도 비교적 아주 간단해요.

<준비물>

1. 아페롤 시럽: 리쿼스토어(liquor store)에 가면 있어요.
2. 스파클링 와인: 
                 원칙은 Prosecco(이탈리아 북동부, 베네치아 지방 부근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
                 아무거나 상관없어요. 스파클링 와인을 사용하면 돼요.
3. 탄산수
4. 오렌지
5. 얼음


Aperol spritz 제조 준비물, 사진출처: Preppy kitchen


예쁜 투명 유리잔에 얼음을 적당량 우선 채우세요. 스파클링 와인을 먼저 따르고 이어서 아페롤을 따라주세요. 비율은 일대일이 기본이나 취향에 따라서 알코올 도수를 높이고 싶으면 스파클링 와인 비율을 더 높이면 돼요. 나머지는 탄산수로 채워 거품과 단맛을 올려 주시면 돼요. 마지막으로 오렌지 한 조각을 예쁘게 퐁당 빠뜨려 주시면 끝.


참 쉽지요?


그냥 적당히 섞기만 하면 되는 정도로 제조 방법이 간단하지요.

마셔 보시면서 취향에 맞는 자신만의 적당한 비율을 선택하시면 돼요.

주변에 분위기 있는 카페가 없거나 갈 기회가 마땅치 않으시면, 직접 만들어서 분위기 있게 한잔 즐겨 보세요.

좋은 사람과 같이 한잔하신다면 더욱 좋겠지요?


한잔의 아페롤 스프릿으로 골치 아픈 일과 더위를 잠시 잊으시고, 더욱 풍성해지는 여름의 낭만과 여유를 즐겨보세요.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결코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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