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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숙 Oct 09. 2023

일본의 '에키벤(駅弁.えきべん)’ 이란 무엇인가요?

<기차 안에서 밥을 먹는다구요?>

출처 : 네이버


  몇 년 전 일본의 ‘시코쿠(しこく.四国)’지역으로 문학여행을 간적이 있는데요.

도시락 이야기를 꺼내려니 그때의 생각이 불현 듯 떠오르네요.   

  

일본은 ‘에키벤’이란 말이 있는데요. ‘에키(えき.駅)’ ‘역’을,

 ‘벤토(べんとう.弁当) '도시락'을 일컫는 말이란건 다 이시겠죠?     


이말은 일본의 지도를 보면 아시겠지만, 일본은 위 아래로 길게 뻗어 있답니다.   

  

출처 : 필자 강의자료 중


때문에 일본의 최북단 ‘홋카이도(ほっかいどう.北海道)’에서 최남단 ‘가고시마(かごしま.鹿児島)’에 이르기까지 열차역마다 맛있는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답니다.


그 고장의 특산물로 나름 자신만의 향기를 듬뿍 담아 여행자들의 입맛을 유혹하는 색다른 도시락을 판매하기 때문에 그들의 자부심 역시 크다고 볼 수 있는데요.  


언젠가 언급했듯이 일본은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민족이랍니다.


작은 식당이라도 대대로 물려받는다는 말쯤은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으실 거예요.

 

즉, 장인정신을 높이 사는 민족이란 말로 알려져 있는데요.   

   

제 기억에는 아무리 맛좋은 음식이라도 차 안에서 먹는 것은 좀 이상한 기분이 들기도 했답니다.


남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민족이라 배웠는데, 음식 냄새를 풍길 수밖에 없는 좁은 열차내에서 음식을 먹다니 이런 문화가 조금은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하네 요.     

 

아무튼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라’는 말도 있듯이 우리 일행은 기차안에서

조심스레 도시락을 먹었던 기억이 네요.     


나라 지형이 길게 뻗은 만큼, 지형마다 특색있는 먹거리를 제공받을 수 있는 일본은,

긴 시간 기차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열차여행의 즐거움과 지방 문화의

독특한 정취까지 느낄 수 있는 ‘에키벤’을 경쟁하듯 자랑삼아 선보이고 있답니다.     


일본은 철도의 발달과 함께 ‘에키벤’의 발달 역시 함께 성장하고 있는데요.

에키벤을 맛보기 위해 일부러 기차 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라니

일본인들의 에키벤 사랑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또한 대형 백화점 등에서는 '에키벤 품평회'가 열리기도 하는데요.

10월 4일을 '에키벤의 날'로 정해놓고 지방마다의 특색있는 요리를 뽐내는 등 이 날을 즐기고 있답니다.     


그런데 왜 하필 '10월 4일'로 정한건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도시락의 뜻하는 '벤토'의 글자를 보면 아시겠지만 '벤토(弁当)'벤(弁) '四와 十의 조합'으로 되어 있고,

‘당(当)’은 10을 의미하는 ‘토우(う.十)’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랍니다. .

     

출처 : 네이버


이 에키벤은 '휴게소' 뿐 만 아니라,

'통신판매''역 구내의 전용매점' 어디서든 구입이 가능하구요.      


아무튼 각 지역의 특산물인 풍부한 재료 이외에도, 용기 또한 지역 특색을 살린 '도기''대나무' 제품,

그 이외의 아름답고 다채로운 포장을 자랑하고 있답니다.


필자 역시 ‘도라에몽’ 도시락이 너무 예뻐서 들고 온 경험이 있는데요.   

 

이렇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도시락.

벚꽃이 피는 봄이 되면 개화기에 맞춰 '벚꽃이 일찍 개화하는 최남단부터 최북단'까지 ‘에키벤’을 음미하며 여행을 떠나는 것은 어떨까요.


그 지방 특유의 '역사' '풍토' 등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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